5대 은행, '취약' 중소기업 28만곳 이자 4천억 깎아준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권이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총 4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시행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을 중심으로 금리인하, 특별대출 공급 등의 지원방안이 추진된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11일 발표된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방안에 따라 정부 정책에 협조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금융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자율적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지원 프로그램은 △금리 인하 △고정금리 특별대출 공급 △연체대출금리 경감 △정부와 은행 간 협업을 통한 중소기업 재기지원 강화 등으로 구성된다. 은행연합회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총 28만5000개 중소기업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먼저, 5대 은행은 신용등급은 낮지만 연체가 없는 중소기업이 신용대출을 연장할 때, 연 7%를 초과하는 금리에 대해 최대 3%p(포인트)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또 이자감면 금액으로 대출원금을 자동상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으로, 원금 감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아울러 은행별로 중소기업의 고금리 이자부담 완화를 위해 금리를 최대 2~3%p 인하하는 지원방안도 추가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금리인하 지원 대상 차주는 26만6000개사로, 대상 대출잔액은 46조5000억원이다. 총 감면혜택은 3570억원이다.

5대 은행은 또 보다 낮은 금리의 고정금리 특별대출을 공급한다. 대상차주는 2만1000개사로, 대상 대출잔액은 14조7000억원, 감면혜택은 1550억원이다.

중소기업이 고정금리로 대출을 신규 신청하거나 대환하는 경우 변동금리 수준까지 금리를 우대해(최대 1%p 인하) 대출을 실행한다. 고객에게 금리전환 옵션(대출기간 중 5개월 주기로 신청 가능)을 부여한다. 해당 고객은 금리변동에 따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로 조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은행별로는 변동금리 대출을 현재 금리 수준의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해주는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은행별로 연체 중인 중소기업의 채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연체 대출금리를 1년간 최대 1~3%p 인하하는 지원방안도 시행한다. 대상차주는 총 1만9000개사로, 대상 대출잔액은 2조2000억원, 감면혜택은 400억원이다.

은행권은 또 산업부, 중기부 등 정부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해 위기 중소기업의 사업재편과 재기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먼저, 기업의 체질개선과 혁신활동 촉진을 위해 산업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재편 프로그램에 은행권이 연간 100개 이상의 기업을 추천할 예정이다. 또 경영위기 기업 지원을 위해 중기부와 중진공에서 추진하는 프로그램에 연계기간을 단축하고 지원대상 기업을 워크아웃 기업까지 확대한다. 이를 통해 연간 500개 이상의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밖에 은행권은 연체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대출 회수를 최대한 자제하고, 신규자금 공급도 예년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개별 은행의 중소기업 지원방안 중 효과가 좋은 사례들을 벤치마킹해 전 은행권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