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에 통신3사까지···'한국형 챗GPT' 도전장 쏟아진다
네이버에 이어 SKT도 생성형 AI 서비스 출시 계획 밝혀 KT LG유플러스 카카오브레인 등도 준비 중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생성형 AI(인공지능) '챗GPT'가 세계적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해외 빅테크 기업에 이어 국내 빅테크·통신사들이 생성형 AI 서비스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8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SK텔레콤 등 국내 기업이 생성형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챗봇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생성형 AI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과 유사한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AI를 뜻한다. 기존 검색 알고리즘이 주제어 입력을 통해 관련 정보를 나열하는 형식이라면, 생성형 AI는 대화 형식 주문에 따라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말 미국 AI 서비스 스타트업 '오픈AI'가 출시한 '챗GPT'가 검색 엔진의 미래를 바꿀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얻자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바이두 등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연이어 생성형 AI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한국형 챗GPT' 도전을 위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3일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상반기 새로운 AI검색 서비스 '서치 GPT'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또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를 비롯해 카카오도 관련 AI 서비스 출시를 준비중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네이버는 한국어에서 고품질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거대 AI 모델로는 세계 정상급 기술을 보유했다고 자부한다"며 "생성 AI의 단점으로 꼽히는 신뢰성과 최신성 부족, 영어 기반 개발 모델을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발생하는 정확성 저하를 풍부한 사용자 데이터와 네이버 노하우를 접목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네이버는 아직 비용 효율과 측면에서 검토 과제가 많기 때문에 B2B(기업 간 거래) 등 수익 모델을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자사 AI서비스 'A.(에이닷)'에 생성형 AI인 챗GPT를 접목하고 연내 정식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대화에 활용하는 '장기기억' 기술과 함께 사진과 음성 등 복합적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술을 접목하고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T는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초거대 AI '믿음'을 개발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AI서비스 통합 플랫폼 '익시(ixi)'를 바탕으로 챗GPT등 새로운 모델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역시 챗GPT 대응 전략이나 향후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AI 자회사 '카카오 브레인'이 지난 2021년 한국어 특화 AI모델 '코지피티(KoGPT)'를 공개한 이후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장병탁 AI연구원장(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은 "생성형 AI를 똑똑하고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학습 가능한 데이터 양이 중요한데, 이는 네이버 등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국내 빅테크 기업이 강점을 가지는 부분"이라며 "구체적 내용은 정식 서비스 출시 후에 알 수 있겠지만, 국내에서도 생성형 AI 기술에 대해 계속 연구해오고 있었던 만큼 경쟁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해외 생성형 AI 서비스는 영어로만 사용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한국어 사용이 가능한 국내 빅테크의 서비스가 훨씬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