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은행권 사회공헌 '뒷걸음질'···카뱅 0.15% '최저'
제주은행, 13.59%···사회공헌금액 '1위' 5대 은행 중 NH농협 12.26% 가장 높아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정부와 여론으로부터 이자장사, 돈잔치 비난을 받고 있는 은행권이 사회공헌사업을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5대 은행을 중심으로 3년간 5000억원의 재원을 모아 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계획이 발표됐지만, 은행들이 거둬들인 이익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것 아니냔 지적이 계속되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은행들을 향해 돈잔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한 이후 시중은행들은 비공식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먼저, 은행권은 사회공헌 규모를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27일 은행권이 3년간 수익의 일부로 5000억원의 재원을 모아 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익 대비 규모가 작고 실효성을 입증하기 어려워 '생색내기'에 그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은행권이 지난해 말 시장안정에 동참하고 4000억원 규모 중소기업 지원 계획에 이어 최근 5000억원 규모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내놔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일각에선 거기 포함된 프로그램이 통상적인 관행이나 업무에 포함된 것을 포장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4일 임원회의에서도 이 원장은 "사상 최대 이자이익을 낸 은행의 상생 노력이 부족하다"며 "생색내기식이 아닌 실질적이고 체감 가능한 과감한 민생 지원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코로나19, 금리상승 수혜를 입은 은행들이 최근 수년째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도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은행연합회 사회공헌활동 보고서, 금융감독원 공시 실적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19개 은행의 2021년 당기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금액 비율은 -1.26∼13.59% 수준이었다.
적자(-7960억원)인 씨티은행을 제외하고 2021년 흑자를 낸 18개 은행 가운데 사회공헌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은행(13.59%)이었고, 최저 은행은 카카오뱅크(0.15%)였다. 케이뱅크도 0.31%에 머물렀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이 12.26%로 1위였고, 이어 신한은행(6.74%)·KB국민은행(6.32%)·우리은행(6.29%)·하나은행(5.71%) 순이었다.
사회공헌금액으로 보면 2년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보증기금 등 은행연합회 소속 회원기관과 은행연합회는 2021년 사회공헌 사업에 모두 1조617억원을 지원했다. 지원액은 3년 연속 1조원을 웃돌았지만 2006년 보고서 발간 이래 가장 많았던 2019년(1조1300억원)보다 적고, 2020년(1919억원)과 비교해도 약 300억원 감소했다.
이같은 지적이 계속되면서 은행권에서는 5000억원 규모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입증하는 동시에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