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금형 온라인게임 이제 그만"···게임업계, 콘솔 시장 진출 '활기'

네오위즈·엔씨소프트·넥슨게임즈 등, 온라인·모바일 시장 포화에 콘솔 시장 진출

2023-02-16     이도경 기자
(사진=Pixabay)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그간 PC·모바일 게임에 집중해온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1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엔씨소프트·넥슨게임즈 등 게임사들이 연내 콘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콘솔 게임은 전용 게임기를 TV나 모니터에 연결해 이용하는 게임을 말한다.

네오위즈는 콘솔 기반의 역할수행게임(RPG) 'P의 거짓'을 올 하반기 출시한다. 소울라이크 장르로 출시된 이 온라인 게임은 19세기 말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동화 '피노키오'를 각색한 세계관, 뛰어난 액션성으로 작년 지스타 공개 당시 큰 호응을 얻었다.

엔씨소프트는 오픈월드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를 올 상반기 콘솔·PC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또 넥슨게임즈 역시 콘솔 기반의 3인칭 슈팅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라인게임즈는 올해 '창세기전' 시리즈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펄어비스는 신규 IP '붉은 사막'을 오는 2024년까지 콘솔용 게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은 처음은 아니지만, 그동안은 네트워크 기술 발전과 함께 태동한 국내 게임 시장의 특성 상 개발 인력과 이용자 수요가 부족해 단순 실험 수준에 그쳐왔다.

그러나 최근 스팀을 비롯해 콘솔 게임을 PC에서도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이 확산하며 콘솔 시장 규모가 커지자, 국내 게임사들도 앞다퉈 콘솔 게임을 출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3734억원에서 2021년 1조520억원으로 181.7% 증가했다.

이같은 상황에 확률형 아이템 등 기존 수익 모델에 대한 이용자 피로도가 증가하고, 온라인·모바일 게임의 성장세가 둔화하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했다는 평가가 평가가 나오자,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콘솔 게임 개발을 위한 국내 게임사들의 노력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콘솔 게임 개발 인력이 크게 부족했던 데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새로운 하드웨어를 구매해야 한다는 소비자 부담이 맞물려 단발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크로스 플랫폼 발전으로 개발 부담이 줄어들고, 온라인·모바일 게임 시장이 레드오션에 접어들자 대형 개발사들을 중심으로 콘솔 게임 시장에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이용자들은 국내 개발된 콘솔 게임이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의견이다. 콘솔 시장 성장으로 게임 이용자 눈이 높아진 반면 그간 국내 게임사들의 콘솔 게임 개발 경험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콘솔 게임 시장에 선발 주자로 출발한 크래프톤은 지난해 말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출시하며 미묘한 반응을 얻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게임 평점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중위권인 72~80점을 얻었고, 스팀 이용자 평가에서는 '복합적(긍정 55%·부정 45%)'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네오위즈가 출시를 예고한 'P의 거짓'의 경우, 그래픽·게임성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반면 프롬소프트웨어의 흥행작 '블러드본'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퍼스트 디센던트'는 번지 소프트웨어의 '데스티니 가디언즈'와의 유사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중간 이상 흥행에 성공하는 작품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며 "물가 상승, 하드웨어 스펙 상향 평준화 등에 따라 개발 비용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개발사들이 글로벌 개발 수준에 발맞추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