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카카오-SM 협력' 하이브 입장 발표

"SM 아티스트들 북/남미 활동 카카오엔터 주도로 재편 자명"

2023-02-24     김무종 기자
사진=하이브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카카오의 사업협력계약서 및 관련 계약(이하 계약)에 대한 입장을 24일 내놓았다.

하이브는 "이번 계약을 통해 SM 아티스트들의 북/남미 활동이 향후 카카오엔터 주도로 재편될 것임이 자명해졌다. 북/남미 시장은 SM이 카카오엔터 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적정한 의사결정인지 의문"이라며 "필요한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입장 전문] 

1. SM과 카카오 간에 체결된 전환사채인수계약은 주주 이익을 훼손합니다.

본 계약 체결 시 별도로 체결된 전환사채인수계약서에는 SM이 신주 혹은 주식연계증권을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에 우선적으로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조항대로라면 카카오/카카오엔터는 SM의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우선권을 활용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릴 수 있으므로, 일반주주에게 불평등한 시나리오를 막을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카카오/카카오엔터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에게 지속적으로 지분 가치의 희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본 계약으로 인해 추후 SM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를 받기 어려워지고, 사실상 카카오/카카오엔터는 SM의 경영권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주주의 권익보호를 위해 당사는 이러한 조항의 적법성 여부를 확인 후 필요한 조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2. 사업협력계약서의 주요 내용들은 SM이 주장하는 ‘카카오와의 수평적 협력관계’로 보기 어렵습니다.

① 카카오엔터에서 SM의 국내외 음반/음원 유통에 대한 기간 제한 없는 배타적 권리를 가지게 됩니다. 카카오엔터의 임원이 사실상 유통 조직을 총괄함으로서 이해상충 구조가 만들어져 아티스트들의 협상력을 제약하게 될 것입니다.

② 카카오엔터에서 사실상 북/남미 지역에서 SM 아티스트들의 매니지먼트를 관리하게 됩니다.

③ 카카오엔터에서 공연/팬미팅 티켓 유통을 총괄하는 것 역시 아티스트의 협상력을 제한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SM이 넘기는 중요한 사업적 권리들에 비해, SM이 받는 사업 내용은 터무니없이 적어 보입니다.

① SM의 자회사인 SM Life Design에서 카카오엔터 산하 아티스트들의 음반을 생산하게 됩니다.

② 카카오엔터 산하 아티스트들은 SM Life Design이 건설 중인 뮤직비디오 촬영장을 활용하게 됩니다.

3. 사업협력계약서 상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음반/음원은 회사 및 아티스트의 주 수익원이며, 아티스트 위상에 따라 유통 수수료의 협상력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아티스트의 가치를 최대로 평가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SM은 본 계약을 통해 이런 중요한 사업권리를 기간 제한 없이 독점적 권한을 부여하며 카카오엔터에 권한을 넘겼습니다.

또한, 카카오엔터의 임원이 글로벌 음원 유통권을 포함한 SM 주요 사업의 의사결정을 직접 통제하는 구조를 만듦으로써 SM과 아티스트들의 이해관계를 추구하기 어려운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게 되며, 피해는 고스란히 SM 아티스트 및 주주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 계약을 통해 SM 아티스트들의 북/남미 활동이 향후 카카오엔터 주도로 재편될 것임이 자명해졌습니다. 북/남미 시장은 SM이 카카오엔터 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적정한 의사결정인지 의문입니다.

4. SM의 현 경영진에게 촉구합니다.

당사는 본 계약이 SM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SM 아티스트들의 권리를 제약하며, SM 구성원분들의 미래를 유한하게 만드는 계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SM의 현 경영진들은 본 계약과 관련된 세부적인 의사결정을 모두 중단해 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5. 하이브는 본 계약의 적법성을 검토 후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계약이 담고 있는 법적인 문제들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힙니다.

당사는 이번 사업계약서의 내용을 접하고 놀라움과 걱정이 교차했습니다. 그러나, 대주주 지분 인수 과정에서 SM의 지배구조를 개선한 것처럼, 구성원 및 주주 권익보호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아티스트 권리를 제약하는 불합리한 부분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예정입니다. K팝을 아껴주시는 팬 여러분, SM 구성원 여러분 및 주주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