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임기 끝나는 게임업계 CEO들 "나 떨고 있니?"
크래프톤·컴투스·위메이드·데브시스터즈 등 이달 CEO 임기 만료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신사업 추진 등 성과···연임 가능성에 무게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크래프톤·위메이드·컴투스·데브시스터즈 등 국내 주요 게임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만료가 이달 말로 다가옴에 따라 각사 대표들의 연임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실적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신작 공개, 신사업 추진 등의 성과를 고려해 각 사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송재준 컴투스 대표를 시작으로, 25일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공동 대표, 28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29일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각 사는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들의 연임 여부를 최정 결정할 예정이다.
우선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의 경우, 연임이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인물로, 크래프톤을 '매출 1조 클럽'으로 올린 1등 공신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2017년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전 세계 동시 출시된 후 300만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 스팀 역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출시 6년이 지난 지금도 e스포츠 등을 통해 신규·복귀 이용자를 유입하며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 체제에서 비록 지난해 출시한 신작 액션 호러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기대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김 대표가 퍼블리싱·제작 역량 강화, 딥러닝·메타버스와 같은 신사업 확장 등 비전을 제시한 만큼 오는 28일 주총에서 재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2021년 3월부터 컴투스를 이끈 송 대표는 게임 사업 외에도 전략적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세 확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취임 첫해인 지난 2021년 8월 위지윅스튜디오를 인수하고, 산하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을 통해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등 흥행작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미디어 콘텐츠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4.2%(약 99만주)를 취득하기도 했다. 현재 카카오와 하이브가 SM 인수를 두고 자금 경쟁에 나선 만큼, 지분 처분을 통해 평가 차익을 얻거나 향후 인수 주체와 추가 협력을 위한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송병준 컴투스 의장이 지난 2000년 컴투스홀딩스(전 게임빌) 창업 이후 '형제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송 의장의 동생인 송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경우, 지난해 말 위메이드의 암호화폐 '위믹스'가 유통량 위반을 이유로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를 당하며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폐지 두 달만에 빠르게 복귀하며 이를 만회했다.
위믹스는 클래이튼 기반으로 개발된 위메이드의 암호화폐로,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위메이드는 자사 생태계의 기축통화인 위믹스를 통해 이른바 '돈 버는 게임'(P2E. Pay to Earn)를 지원하는 각 게임을 한 데 묶고, 인터게임 이코노미(게임 간 경제)를 활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위메이드가 사활을 건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해 그를 대체할 인물을 찾기 힘든 만큼, 사업 지속성을 위해서라도 장 대표가 연임 후 관련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장 대표는 위믹스 재상장에 힘입어 오는 21일 미국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GDC 2023'에 참여해 '게임의 미래: 인터게임 플레이를 넘어'를 주제로 기조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창업자와 함께 데브시스터즈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김종흔 대표의 경우, 실적 부진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015년 이후 지난 2021년(영업이익 567억원)을 제외하면 모두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2021년 '쿠키런 킹덤' 흥행으로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또 기존 '쿠키런' IP(지적재산권)에 의지하던 상황에서 벗어나 횡스크롤 건슈팅 게임 '데드 사이드 클럽', 건설 시뮬레이션 '브릭시티' 등 신작 출시를 통해 실적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한 차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