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찬성'·KB 노조 사외이사 '반대'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민연금이 우리금융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종룡 회장 내정자를 선임하는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KB금융지주 노조 측이 제안한 대표이사 자격 기준 관련 정관 변경과 임경종 사외이사 선임 건에는 반대표를 던졌다.
24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지난 23일 제4차 위원회에서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총 11개사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 등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한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연금은 우리금융지주의 주총 안건 중 우리금융 임종룡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 찬성하기로 했다. 정찬형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건은 '감시 의무 소홀'을 이유로, 지성배 사외이사 선임 건은 '이해관계 충돌 우려'를 이유로 반대하기로 했다. 연임 후보인 정찬형 사외이사의 경우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물러난 손태승 전 회장 체제에서 라임펀드 사태 등 여러 논란과 관련해 감시 의무·조치를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임 내정자에 대해서는 찬성을 결정했지만, 앞서 신한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진옥동 회장 내정자의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감시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진 내정자는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주총에서 회장으로 선임됐다.
KB금융지주의 주총 안건에 대해선 대부분 찬성을 했다. 대표이사 자격기준과 관련한 정관 개정 건은 '대표이사 자격기준 과다 제한 우려'라는 이유, 임경종 사외이사 선임 건은 '노조 추천 임원 선임이 전체 주주 가치 제고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이유로 반대를 결정했다. 해당 정관 개정과 임경종 사외이사 선임은 모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등에 의한 주주 제안이다. 국민연금은 이사퇴직금규정 제정 승인의 건 등 KB금융 주총의 다른 안건들에 대해선 모두 찬성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지주 정기 주총에서는 김홍진·허윤·이정원·양동훈 각 사외이사 선임의 건, 허윤 감사위원 선임 건에 대해 '감시의무 소홀'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 그외 안건은 모두 찬성을 결정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오는 28일 열리는 KT&G 정기 주총에서는 회사 이사회의 제안에 모두 찬성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KT&G 배당은 이사회가 제안한 주당 5000원 배당안이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자기주식소각 결정을 주주총회의 권한으로 하는 안건은 주주제안 남용 우려를 이유로 반대하고, 이와 관련된 자기주식 소각·취득 건도 함께 반대를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KT&G 사외이사 증원 건에 대해서는 이사회 운영 효율성을 이유로 8명 증원안 대신 현 6명 유지안에 찬성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기로 한 자사주 안건과 사외이사 증원 안건은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이다.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2명 선임 건이 상정될 경우(현원 6명 유지안 채택시)에는 김명철·고윤성 후보에게 각 1/2씩 집중투표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4명 선임 건이 상정될 경우(8명 증원안 채택시)에는 김명철·고윤성·임일순 후보에게 각 1/3씩 집중투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KT&G 감사위원 선임은 김명철·고윤성 선임에 찬성하고, 분기배당 신설과 부칙, 이사보수한도, 재무제표 승인 등 안건에도 찬성했다. 국민연금은 KCC글라스와 팬오션의 주주총회 안건 중에서는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만 한도가 과다하다고 보고 반대하고, 다른 안건들은 찬성했다. 아울러 롯데케미칼, HL홀딩스, HL만도, 하이트진로, SK텔레콤 정기 주총 안건은 모두 회사 측 제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