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영업이익 '반토막', 순이익은 '사상 최대'···뜯어보니?

금감원, 2022년 자산운용사 영업실적(잠정) 발표 순익, '카뱅 지분 매각' 빼면 73%↓ '빛좋은 개살구' 절반 '영업익 적자'···수수료·투자이익 등 감소 영향 

2023-03-30     이진희 기자
금융감독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증시 불황 등으로 지난해 자산운용사의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나다시피 했다. 절반이 넘는 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표면상 순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카카오뱅크 지분 처분에 따른 특별이익이 반영된 때문으로, 이를 제외하면 부진을 면치 못했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자산운용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운용자산(펀드수탁고·투자일임계약고)은 1397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5조7000억원(5.7%) 증가했다. 운용자산은 2021년에 이어 또 사상 최대치다.

펀드수탁고는 831조1000억원으로 이중 공모펀드는 275조5000억원(33.1%), 사모펀드는 555조6000억원(66.9%) 등으로 집계됐다.

공모펀드는 주식형·혼합채권·채권 중심으로 9조6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사모펀드는 55조원 증가했으며, 머니마켓펀드(MMF)·부동산·특별자산 위주로 늘었다.

작년 말 투자일임계약고는 566조8000억원으로 채권형 423조2000억원, 주식형 92조3000억원, 혼합채권 18조3000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운용자산의 덩치는 커졌지만 손익 상황은 크게 악화했다. 작년 중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8513억원으로 전년 대비 6870억원(31.7%)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카카오뱅크 지분 처분 이익(특별이익)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5794억원으로 줄어 사실상 73%가량 급감한 셈이다.

영업이익도 1조18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2683억원(51.7%)이나 줄었다. 영업수익은 수수료수익·증권투자이익 감소로 전년 대비 14%(7829억원) 감소한 4조7999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비용은 판매관리비·증권투자손실 증가로 15.5%(4854억원) 불어난 3조614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수익을 항목별로 보면 수수료수익은 4조455억원으로 9.1%(4052억원) 감소했다. 펀드수수료와 일임자문수수료는 각각 10%(3696억원), 4.6%(356억원)씩 줄었다.

비용의 경우 판관비가 2조797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15억원(8.6%) 늘었고, 증권투자손익은 130억원으로 6777억원(98.1%)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운용사는 총 433개사로 1년 전에 비해 85곳 늘었다. 이 중 216곳이 흑자, 217사는 적자를 기록했으며, 적자회사 비율은 2021년(10.9%)과 견줘 39.2%포인트(p) 증가한 50.1%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증가했으나, 성과보수 등 수수료 수익, 증권투자손익 등 손익 현황은 금리인상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크게 악화했다"면서 "일반사모운용사 중심으로 적자회사 비율이 대폭 상승하고, 자본잠식 회사 비율도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 인상 및 국제 정세 등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운용사별 재무·손익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펀드 자금유출입 동향 및 잠재 리스크 요인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