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은행 가계대출, 3개월 연속 감소세···"신용대출 급감"

가계대출 1049.9조···주담대 2.3조↑, 기타대출 2.9조↓ 기업대출은 5.9조↑···중소기업 중심 대출수요 확대

2023-04-10     신민호 기자
서울의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 전환했지만, 고금리와 대출규제 여파에 신용대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대출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계절요인과 금융 불확실성 등으로 회사채 순발행 규모가 축소되면서, 기업 자금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잔액이 1049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7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3월 증감액 기준, 통계 속보치 작성(2004년) 이래 두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800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3000억원 증가했지만, 기타대출이 247조8000억원으로 한달새 2조9000억원 줄었다.

앞서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9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12월 들어 상승 전환했다. 올해 1월 들어 다시 감소 전환했으며, 3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감소폭은 △1월(-4조7000억원) △2월(-2조8000억원) 등 점차 축소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자금 수요 감소가 지속됐음에도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 특례보금자리론 실행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 전환했다"며 "반면 기타대출은 높은 대출금리, 대출규제 등의 영향에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잔액은 1189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9000억원 늘었다. 이 중 대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1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중소기업대출은 5조8000억원이나 급증했다. 개인사업자대출도 한달새 1조원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대출 일시상환 등으로 증가폭이 둔화됐다"며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 법인세 납부 자금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역시 순발행 규모도 한달새 2조2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계절요인, 금리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순발행 규모는 전월 대비 축소됐다. CP·단기사채는 분기말 계절요인, 일부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차환 등으로 순상환이 지속되고 있다.

은행 수신 역시 늘었다. 3월 중 은행 수신은 2217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원 축소됐다. 이 중 수시입출식예금은 배당금지급을 위한 기업자금 유입으로 전월 대비 12조5000억원 늘었다. 반면 정기예금은 가계자금유입에도 법인자금이 유출되며, 같은 기간 8조8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870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1조6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이 중 MMF(단기금융펀드)는 법인의 분기말 자금수요와 재정집행을 위한 국고자금 인출 등으로 10조9000억원이나 감소했다.

또한 채권형펀드는 전월 대비 2조6000억원, 주식형펀드는 2000억원 줄었다. 다만 기타펀드는 같은 기간 2조5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월 말 3.8%에서 이달 7일 기준 3.24%로 크게 하락했다. 국고채 10년물 역시 같은 기간 3.75%에서 3.29%까지 내려왔으며, 미국채 10년물도 3.92%에서 3.31%로 0.61%포인트 줄었다.

회사채(3년, AA-) 금리도 지난 2월 말 4.49%에서 이달 7일 기준 4.05%까지 내려왔다. 은행채(3개월)도 같은 기간 3.69%에서 3.43%로 하락했으며, CD금리(91일)도 3.59%에서 3.53%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에 따른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강화, 미 연준의 긴축 완화 기대 등으로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주요 단기시장금리는 위험회피심리 강화, 장기금리 큰 폭 하락에 따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대체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