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탄소포럼] "'에너지 전환' 금융지원 유의미 위해 그린워싱 해소 필요"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금융지원이 유의미하기 위해선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해소가 필요합니다."
임지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 루비홀에서 서울파이낸스 주최로 열린 제9회 에너지·탄소포럼에서 'ESG펀드 재분류가 저탄소 전환에 미칠 영향'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ESG와 ESG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혼란과 그린워싱 방지를 위해 관련 규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8일 ESG펀드 공시기준 관련 TF 출범을 발표했다. 해당 TF는 △기업공시 개선반 △ESG금융상품 활성화반 △리스크 관리 강화반으로 구성돼 있다.
임 수석연구원은 "ESG 분야에 제대로 투자하고 있는 펀드들은 어떻게 자금을 유입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ESG를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4~5월 중 ESG펀드 관련 공시기준 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공시가 발표되면 투자자들이 명확하게 본인이 투자하고 있는 펀드가 어떻게 ESG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SG펀드 관련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해외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SFDR(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규정이 가장 발달돼 있다. SFDR은 ESMA가 입안한 금융상품 ESG 정보 공시 규정으로 ESMA에서 직접 ESG 펀드를 구분해주는 것이 아니라 운용사가 자체적으로 아티클(Article) 8·9를 명시 후 관련 정보를 제시하는 형식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펀드의 ESG 전략으로 인테그레이션(Integration), ESG 포커스드(ESG-focused), 임팩트(Impact)로 구분하도록 명시했다. 이중 인테그레이션일 경우 펀드명에 ESG를 사용할 수 없다.
임 수석연구원은 "ESG 포커스드 펀드와 임팩트 펀드의 경우 자산의 80% 기준을 어떻게 충족시킬지가 여전히 가장 큰 논란의 요소이며, 나머지 20%는 반ESG적인 포트폴리오로 구성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존재한다"며 "단순히 ESG만의 문제가 아닌 밸류(Value), 그로스(Growth) 등의 명칭을 지닌 펀드들에도 적용되는 문제인 만큼 10월 최종안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적 목표나 사회적 목표가 있어야 아티클 9로 분류할 수 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ESG전략을 가져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서술하고 구체적인 지표도 말해야 한다"며 "앞으로 그린워싱 규제가 강화되고 ESG펀드가 단순히 ESG펀드 이름이 아니라 영향력이나 구체적 목표가 뭔지 투자자들이 더 잘 알 수 있게 되면 에너지전환에 있어 더 진실성있게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금융 지원이 유의미하기 위해선 그린워싱 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를 의미한다.
임 수석연구원은 "에너지 전환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그린워싱 이슈는 조기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단순 'ESG', '친환경' 등의 문구에 따라 무차별적인 ESG 자금 지원이 들어간 경우 에너지 전환에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 ESG가 아닌 에너지 전환 등의 목적성이 확실한 펀드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의 수요는 확실히 존재한다"며 "하지만 여전히 ESG와 친환경을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며, 최근의 제도적 변화는 결국 장기적으로 에너지 전환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긍정적이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