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서울파이낸스포럼] "탈중앙화 가속화 속 공간·디지털 혁신 이뤄내야"
'금융과 산업 혁신, 공간에서 찾는다' 포럼 성료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미중 패권경쟁 심화, 자국 중심주의 확대 등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지정학적·디지털 공간' 개념으로 점검해보는 2023 서울파이낸스 포럼이 30일 성료됐다.
'믿고보는 경제신문' 서울파이내스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다이아몬드홀에서 '금융과 산업 혁신, 공간에서 찾는다'를 주제로 '2023 서울파이낸스 포럼'을 열었다.
첫 번째 주제로 '불확실성 시대와 한반도, 한국 금융의 미래'를 발표한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북한 등에 둘러 쌓여 있는 한국의 지정학적 여건상 자국 중심주의에 따른 경제·금융제재 리스크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에 대응할 방안이 시급한 가운데, 이 연구위원은 '탈중앙화'의 성격을 지닌 '디지털금융'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또 중앙집중화로 대변되는 전통적 금융중심지에서 벗어나 '디지털 금융중심지'를 선제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정학적 위험 증대가 금융부문에 미칠 수 있는 부분은, 경제제재로 인해 금융거래가 제한되는 것 등을 들 수 있는데, 그러면 달러 외 새로운 지급수단을 모색하거나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거래들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며 "블록체인의 장점이라고 얘기하는 분산화 등 디지털 금융이 결국 탈중앙화 시대에 부합하는 방향성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안지용 LG경영연구원 공간연구소장은 '에너지 전환과 모바일 미래공간 대응' 주제를 통해 거주 구조와 공간 이용 방법의 변화를 경제 트렌드 맥락에서 해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 소장은 과거 공간의 혁신을 주도했던 것은 '엘리베이터'의 탄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여년이 지난 현재, 또 다른 공간의 변화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전기자동차로부터 촉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소장은 "현재 건물의 형태나 크기를 좌지우지 하는 것은 주차장인데, 주차장을 실내가 아닌 지하나 실외에 둔 이유는 안전과 엔진에 따른 공해 문제 때문이었다"며 "전기차가 (상용화)되면 주차 공간이 집이어도 상관 없고, 회사 건물도 상관없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연기관에서 미래차로 이동 수단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부동산과 이동 수단의 개념이 바뀌고, 이것이 도시의 모습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원의 탈중앙화 가능성도 예측했다. 안 소장은 "미래에는 자동차 자체가 에너지원이 되고, 에너지 부분에서 탈중앙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애자일 경영과 애자일 공간'을 주제로 세 번째 발표에 나선 조종암 엑셈 대표이사는 최근 기업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은 '애자일 경영'을 촉진하려면 사무공간을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애자일 촉진을 위한 사무공간 설계 고려 방안으로 △개방적 공간 설계 △다목적 공간 △자연광 및 식물 △모바일기기 사용 편의성 △직원 참여 등을 제시했다.
실제 서울 마곡에 위치한 엑셈 사옥의 경우 식당인 지상 8층을 제외한 전 공간을 개방형 공간으로 설계하고, 업무 공간을 한 곳으로 배치해 안정감을 높였다. 애자일 촉진에 필요한 자연친화적 공간 역시 사옥에 작은 공원을 마련해 구현했다.
조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잠자는 시간 외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만큼, 사무 공간은 우리의 일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포괄하는 것"이라며 "결국은 근무자가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