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지속가능연계채권 국내 첫 신규 상장
"지속가능경영 위한 자금 조달 수단 다양해질 것"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한국거래소는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연계채권(SLB)을 상장한다고 12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지속가능연계채권을 발행한 사례는 있었으나, 국내에서 발행하거나 상장한 사례는 없었다.
이번에 상장되는 지속가능연계채권은 현대캐피탈이 발행한 2200억원 규모의 채권으로, 만기에 따라 5종목으로 구성됐다. 지속가능연계채권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의 한 종류로서 발행회사가 사전에 정한 ESG 관련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이자율과 만기상환금액 등이 달라진다.
현대캐피탈은 전체 자동차금융 중 친환경차 할부 비중 확대를 이번 채권 발행의 지속가능성 성과 목표로 설정했다. 만기의 전년도 말까지 지속가능성과목표(SPT)를 달성하지 못하면 만기에 채권 금리 외에 채권 발행금액의 0.02%p를 곱한 프리미엄을 채권자에게 지급한다. 예를 들어 발행액이 100억원, 만기가 3년인 채권의 경우, 지속가능성과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600만원을 최종 사채권자별로 보유 비율에 따라 만기에 추가로 지급하게 되는 것이다.
지속가능연계채권은 대규모의 ESG 관련 프로젝트가 없는 기업도 ESG 관련 목표 달성을 위해 발행이 가능하고, ESG 관련 목표를 사전에 설정하므로 채권발행에 따른 기대 효과가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SRI 채권은 조달한 자금을 ESG 관련 프로젝트에만 써야 하지만, 지속가능연계채권은 조달한 자금을 기업의 지속가능성 성과목표와 관련된 전반적인 기업 경영에 사용할 수 있다.
거래소는 "이번 지속가능연계채권 상장을 계기로 향후 보다 다양한 종류의 SRI 채권이 자본시장에서 유통되고,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자금 조달 수단도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