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목표·건전성' 두 토끼 잡을까···중금리대출 늘리는 인터넷은행

인뱅 3사, 2분기 민간 중금리대출 1조1006억 취급 국내 은행 취급한 2조3194억원 중 절반가량 차지 하반기 확대 공급···"고금리 속 건전성 관리 관건'

2023-07-25     이진희 기자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자금조달 비용 압박 등으로 신용도가 낮은 서민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은 포용금융을 위해 올 하반기에도 비교적 저렴한 금리로 중금리대출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서민금융 지원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고금리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2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취급한 민간 중금리대출은 약 1조1006억원으로 집계됐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금융사가 자체 신용으로 공급하는 중금리대 상품이다. 신용평점 하위 50%인 차주들을 위한 대출이지만, 일반 중·저신용자 대출 중에서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과 금리 상한 8.5% 이상(올 상반기 기준)으로 취급된 대출은 모두 제외된다. 

은행별로 보면 케이뱅크를 제외한 나머지 2곳의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늘었다. 카카오뱅크가 직전 분기 대비 56.1% 늘어난 5167억원으로 가장 많은 대출을 취급했으며, 토스뱅크도 직전 분기보다 46.4% 증가한 4571억원의 민간 중금리대출을 내줬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1월 신용평점 하위 50% 고객 대상 중신용대출 금리를 대폭 내렸는데, 이런 흐름에 따라 2분기에도 꾸준히 저렴한 금리로 공급하면서 취급 실적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카카오뱅크 스코어 등을 기반으로 중저신용자, 금융 이력 부족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같은 기간 1669억원에서 1268억4000만원으로 24%가량 취급액이 줄었으나, 3사의 취급 실적은 같은 기간 국내 은행권이 내준 민간 중금리대출(2조3194억원) 중 47.5% 수준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비교적 적은 취급액을 나타냈다. △KB국민은행 3280억원 △우리은행 1453억원 △NH농협은행 1234억원 △하나은행 720억원 △신한은행 604억원 등 순이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자금조달 비용 압박을 받는 곳을 중심으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취급을 줄이는 추세다.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 상황 속 건전성 우려도 함께 커지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중금리대출을 주력으로 하는 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3조34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절반 가까이 쪼그라든 상태다. 

그럼에도 인터넷전문은행은 올 하반기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카카오뱅크는 자산정보·금융투자정보 등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스코어를 개발하고 이를 고도화할 예정이며, 토스뱅크는 외부 비금융데이터 발굴 및 대안정보모형 고도화, 자산 건전성 관리 효율화를 위한 BSS모형 개발을 추진한다.

케이뱅크도 신용평가모형 전략 수립 및 IT 개발과 신용평가모형 적용 및 모니터링, 채권회수모형 고도화 등을 통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고금리 상황에서 중금리 대출이 늘어나면 부실 대출이 자연스레 증가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건전성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 건선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자체 평가모델을 활용해 고객 신용도를 꼼꼼히 평가하고 있다지만, 건전성 관리가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3사의 올해 말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액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