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두 달째 오름세···지난달 평균 5.17% '0.05%p↑'
주담대 4.26%···8개월 만에 상승 예금금리도 0.13%p 올라 3.69%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지난달 은행권 대출·예금금리도 두 달 연속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69%로 한 달 새 0.13%p(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성수신금리는 2개월 연속 오름세로, 지난 1월(3.83%) 이후 가장 높았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3.65%)는 0.15%p, 금융채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3.83%)도 0.12%p 상승했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하반기 유동성 규제 비율 정상화를 앞두고 예금은행이 정기예금 특판 행사 등으로 선제적 자금 확보에 나선 영향"이라며 "주요국 긴축 기조 강화 움직임 등으로 시장금리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도 연 5.17%로 0.05%p 높아졌다. 역시 2개월 연속 오름세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대출(4.81%)이 0.02%p 하락해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8월(4.7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일반신용대출은 6.34%, 보증대출은 5.05%로 각각 0.10%p, 0.05%p 하락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 하락 이유에 대해 박 팀장은 "주요 지표금리인 은행채가 오름세를 나타내며 상승압력이 커졌으나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으로 금리를 낮춘 대환대출 전용 상품이 출시되고, 기존 대출상품에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 금리 경쟁이 나타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4.21%에서 4.26%로 0.05%p 올랐다. 주담대 금리가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보증대출 중 전세자금대출(4.14%)도 0.05%p 올랐다. 주담대 가운데 고정형 금리(4.20%)의 상승폭(0.04%p)은 변동형(4.41%·0.02%p↑)보다 컸다.
박 팀장은 "주담대는 주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 상승폭이 확대됐으나, 일부 은행이 낮은 금리로 특판 행사를 실시해 전체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며 "금리 조건별로 변동형 주요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적용 월 기준으로 보합세를 나타냈지만, 고정형의 주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금리(5.32%)는 0.12%p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금리(5.25%) 상승폭 0.08%p보다 중소기업 대출금리(5.37%) 상승폭 0.14%p가 더 컸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6월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50.8%로 한 달 전보다 2.1%p 줄었다.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역시 73.1%로 한 달 전보다 3.9%p 축소됐다. 금리 상승 기대가 둔화하고, 변동형과 고정형 간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변동형 대출 수요가 늘어났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예금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 차이)는 1.48%p로 전월(1.56%p)보다 0.08%p 축소됐다.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2.56%p)는 5월 수준과 같았다.
은행 외 금융기관들의 예금금리는 상호저축은행(1년 만기 정기예탁금 신규취급액 기준·4.08%)만 0.04%p 올랐고, 나머지 신용협동조합(4.07%), 상호금융(3.74%), 새마을금고(4.23%)에서 각 0.07%p, 0.08%p, 0.14%p 하락했다. 상호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3개월째 오른 배경으로는 자금 유치 노력이 꼽혔다.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11.91%·-0.33%p), 신용협동조합(6.31%·-0.07%p), 상호금융(5.73%·-0.16%p), 새마을금고(6.27%·-0.12%p)에서 일제히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