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선불업 감독·관리 강화···'머지포인트 사태' 재발 방지
전금법 개정안 국회 통과···저신용자용 '소액 후불결제' 허용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막을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선불전자지급업에 대해 감독과 관리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 업무 감독 범위를 확대하고 이용자의 선불충전금을 별도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정부의 법률 공포 절차를 거친 뒤 내년 9월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은 머지포인트 사태를 계기로 불거진 선불업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이용자 선불충전금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선불업 감독 범위 확대, 선불충전금 별도 관리 의무화, 선불업자 영업행위 규칙 등의 내용이 담겼다.
머지포인트는 2020년 5월~2021년 8월 적자 상태에서 선불충전금을 통한 돌려막기 방식으로 사업을 해온 것이 드러나 환불 대란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
개정안은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업종 기준을 없애고 전자식으로 변환된 상품권도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포함했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이 1개 가맹점에서 사용될 경우에만 등록의무를 면제했다.
또 영세 사업자까지 감독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잔액 및 총발행액이 일정 규모 이하일 경우 등록의무를 면제토록 했다.
이용자의 선불충전금에 대한 보호장치도 마련됐다. 선불업자는 선불충전금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신탁, 예치 또는 지급보증보험 방식으로 별도 관리해야 한다.
선불업자는 가맹점을 정당한 이유 없이 축소하거나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이용 조건을 변경하는 경우 선불충전금 잔액의 전부를 지급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포함해야 한다.
이용자의 선불충전금이 부족한 경우 부족분에 대해 선불업자 자체 신용으로 가맹점에 그 대가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소액 후불 결제도 겸영업무로 허용했다. 후불 결제 업무를 이용한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 개정을 통해 선불업 규제 사각지대를 축소하고 이용자의 선불충전금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선불업 관리·감독 범위 확대에 따른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업계와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