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대신 레인보우로보틱스···하반기 주도주 '로봇' 갈아타기
로봇주 상당수가 52주 신고가 경신···2차전지 역방향 ETF, 12일 상장 예정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연일 신고가 행진인 로봇주가 2차전지주를 대신해 주도주의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로봇산업에 본격 진출했고, 기업공개(IPO) 대어로 불리는 두산로보틱스 상장으로 로봇주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직전 주도주였던 2차전지주는 최근 반락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날 장중 전거래일 대비 14.15% 오른 24만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장중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다만, 오름폭을 대부분 반납하면서 0.24% 상승한 21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두달여 전만 해도 8만7800원~9만원 초반에서 거래됐다. 그런데 7월말 14.13%, 8월 4일 20.4% 급등한 데 이어 8월 31일 29.93%오른 뒤 연일 급등하면서 주가가 3배 가까이 올랐다. 올해 초 주가가 3만2600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8배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로봇주인 △유진로봇 △대동 △대동기어 △아진엑스텍 △알에스오토메이션 △대양금속 △이랜시스 등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로봇주의 상승세는 로봇산업에 대한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서 시작됐다. 시장조사기관인 인터렉트 애널리시스는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이 오는 2032년까지 연평균 20%씩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내놨다.
이같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는 국내 대기업이 대거 로봇사업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4.99%를 확보하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2대주주가 됐다. 이후 7월에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튜디오'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팔이 전시됐고, 삼성전자가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를 개발해 공장에 투입할 것이라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외에도 네이버, LG전자 등도 로봇사업을 미래사업으로 점찍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하반기 IPO 최대어인 두산로보틱스가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이날부터 15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두산로보틱스가 제시한 공모 희망가액은 2만1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상단기준 시가총액은 1조6853억원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신고가 행진을 보인 레인보우로보틱스보다 체급이 더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450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매출액(136억원) 대비 약 3배 크다.
조은애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에 대해 "글로벌 동종업체 내 가장 많은 13종을 출시하고 있다"며 "현존하는 협동로봇 중 가장 무거운 중량을 운반할 수 있는 H시리즈를 전세계 최초로 출시하면서 협동로봇 시장에서 차별화된 매출성장률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주도주였던 2차전지주는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황제주인 에코프로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4만1000원(4.02%) 하락한 9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지난 6~8일에도 장중 100만원 선이 무너졌지만, 종가가 10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1월 2일 종가 11만원서 올해 7월 25일 129만3000원까지 약 반년만에 11.75배 넘게 올랐다.
에코프로에 대한 증권사 투자의견도 하나증권은 '매도', 삼성증권은 '보유'의견을 내놓는 바 있다.
오는 12일에는 2차전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역방향)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장한다. 이 상품은 2차전지 관련주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1배수 추종한다.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이 둔화되고, 리튬 가격의 하락했다. 이에 2차전지 기업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같은 제품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2차전지 주는 단기 급등으로 인해 일부 조정이 불가피해 보이고, 다만 사업의 성장성이 떨어지는 상황은 아니라서 일정기간 횡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2차전지 주에서 빠진 투자금은 최근 로봇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