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친환경" 마음 굳힌 오세훈

오세훈, 뉴욕에서 미국그린빌딩협회(USGBC)와 MOU '탄소 제로' 목표로 하는 구역·지역 차원 도시개발 계획

2023-09-20     박소다 기자
18일(현지시간)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에 조성될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제로(0)에너지·탄소제로'를 목표로 하는 상징적인 친환경 공간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국내 최초 지역·구역 단위 도시개발 계획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친환경 평가인증제를 만들어 이를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호로 적용할 계획이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시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단지(WTC Campus)를 방문한 자리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지속 가능한,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은 제로에너지, 제로탄소, 100% 가까운 신재생에너지 등의 욕심을 한번 내볼만한 곳"이라며 "기후위기가 새롭게 주목받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지는 하나의 신도시급인 용산을 최대한 신재생에너지를 쓰고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디자인적으로도 유려하게 잘 만들면 세계적으로 매우 주목받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이날 제1세계무역센터(1WTC)에서 LEED를 개발·운영하는 미국그린빌딩협회(USGBC)와 '서울형 지역단위 도시개발 친환경·저탄소 평가인증체계(가칭 LEED ND SEOUL)'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에서 건물 단위로 운영돼오던 친환경 평가인증을 도시 단위로 확장한 개념으로, 구역·지역의 종합적 친환경 개발계획으로 개발을 보다 활성화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도시 단위 인증체계의 개발 시도는 전세계서 서울이 처음이다. 업무협약에 따라 향후 5년간 서울시가 USGBC와 협력해 서울형 LEED를 만들어 제안하면 USGBC가 이를 운영한다. 시는 장기적으로 서울 특성에 최적화된 자체 평가인증체계 개발도 모색할 방침이다.

오 시장이 이날 찾은 WTC 캠퍼스는 업무교통·상업·문화시설 등 복합 용도를 대단위로, 친환경적으로 개발한 뉴욕의 대표 사례다. 면적 6만4749.7㎡ 부지에 지상 104층 규모의 1WTC 빌딩 등 7동의 대규모 건물을 조성하면서 온실가스를 2025년까지 35%, 2050년까지 8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대부분 건물이 LEED '골드(GOLD)' 인증을 받아 친환경성을 인정받았다.

또 인접한 대중교통 역과 긴밀한 환승 체계를 구축해 도심 내 보행과 대중교통 간 연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원활한 단지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허브를 조성했으며 단지 전체의 편의 기능을 위해 상업시설을 복합 개발했다.

오 시장은 건물에서 발생한 쓰레기나 폐기물을 최소화해 공사를 진행한 부분과 건축자재 대부분을 재활용한 것, '오큘러스' 건축 디자인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또 이를 용산국제업무지구(중심지구)에 적용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오큘러스는 철도역과 지하철역이 만나는 장소에 교통허브와 쇼핑몰을 함께 넣은 공간이다. 길이 약 105m, 너비 35m의 대공간(홀)을 조성됐고, 천장은 기술적으로 채광이 잘되도록 계획했다. 시각적으로 지나가는 열차 칸에 탑승한 승객이 이 공간을 바라볼 수 있고 반대로 이곳에서도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설계됐다. 지하 공간임에도 부양된 느낌을 줄 수 있게 구조체가 떠받치는 형태로 만들었으며 모든 구조물을 흰색으로 해 지하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했다. 특히 넓은 홀임에도 기둥이 전혀 없어 출퇴근길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이동할 때 겪을 수 있는 불편을 줄였다.

오 시장은 "마치 공룡 배 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아주 인상적"이라며 "최첨단 공법이나 디자인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용산에도) 이런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축구장같이 넓은 공간에 기둥이 보이지 않고 흰색으로 꾸며 개방감과 공간감도 느껴진다"면서 "용산 밑에 이런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콘서트, 음악회 같은 것을 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