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기획/유통] "브랜드가 곧 갱쟁력"···유통 빅4 '최초·최고' 대전(大戰)
롯데, 잠실점·에비뉴엘·롯데월드몰 개별 점포 특성 맞는 마케팅·상품기획 최적화 신세계, 업계 최초 중층 공간 도입 등 공간혁신 몰입·국내 최대 1층 화장품 매장 현대백화점 'MZ세대 대표' 백화점 표방···한화갤러리아, 프리미엄 콘텐츠 발굴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헤롯 백화점·버그도프굿맨이 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명품 백화점이라면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채널은 어디일까. 최근 유통업계 국내 빅 플레이어들이 '최초·최고'를 둘러싸고 대전(大戰)을 벌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 4사(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브랜드의 첫 관문인 만큼 각사마다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다양한 연령대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에비뉴엘, 롯데월드몰에 각각 부점장을 두고 개별 점포의 특성에 맞는 마케팅과 상품기획을 전담하게 하고 있다.
롯데월드몰의 경우 넓은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인기 브랜드의 최초 매장이나 최대 매장 등을 선보이며 2030세대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대표 콘텐츠로는 △약 340평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 노티드 월드 △유통사 최초 선보인 런던베이글뮤지엄 △복층 구조로 들어선 커피계의 애플 블루보틀 △수도권 백화점 최초 아더에러 △국내 유통사 최초이자 국내 최대 매장 마르디 메크르디 △약 150평 규모로 유통사 최초로 선보인 체험형 테니스 매장 테니스 메트로 등이 있다.
롯데는 뉴럭셔리 브랜드들도 발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 9월 6일과 8일에 롯데백화점 본점과 부산본점에 샤넬이 인수한 니트웨어 전문 브랜드 배리 매장을 열었다. 8월 1일엔 에비뉴엘 잠실점 3층에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인수한 빠투의 국내 정규 1호 매장을 열었다. 지난 1일에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4층에 로로피아나, 톰브라운, 베르사체 컬렉션을 생산하는 이탈리아 럭셔리 레디투웨어 브랜드 엔오또 국내 1호 매장을 개점했다.
신세계의 브랜드 키워드는 '공간혁신'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2021년 8월 업계 처음으로 본관 1층과 2층 사이 중층 개념의 메자닌(Mezzanine) 공간도 공개했다. 메자닌이란 층과 층 사이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주로 1·2층 사이에 있는 테라스나 발코니 같은 라운지를 의미한다. 신세계 강남점은 약 475평(1568㎡)의 이 메자닌 공간에 백화점 업계 최초의 부르고뉴 와인숍과 럭셔리 향수와 스킨케어 매장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 백화점 1층은 명품이라는 기존 공식을 깨고 국내 최대 규모의 초대형 화장품 매장을 열었다. 원래 2층에 있었던 12개의 화장품 브랜드도 1층으로 내려 한 층에만 50개가 넘는 브랜드를 입점했다. 강남점이 1층을 화장품 중심 매장으로 탈바꿈하는 데는 미래 핵심 고객인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체험형 매장을 확대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올해 7월,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식품관 새단장(리뉴얼)에 돌입했다. 기존 영업면적 2200여 평에서 6000여평의 국내 최대 규모로 재탄생한다. 기존 면세점 구역은 국내 최대 수준의 와인 전문관과 프리미엄 푸드홀이 들어선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상시' 미술품 전시와 판매에도 나섰다. 2020년 8월에 선보인 3층의 경우 회화, 사진, 오브제, 조각 작품 등 120여점을 가득 채운 아트 스페이스를 개점했다. 신세계갤러리에서 직접 운영하는 이 공간은 큐레이터가 상주하며 고객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구매까지 돕는다.
예술 작품과 함께 꾸민 강남점 3층은 대한민국 최대 해외 패션 전문관이다. 1050평 규모로 새단장(리뉴얼)한 이 곳에서는 140여개의 해외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영국 셀프리지 백화점 남성층과 지방시 파리 매장을 설계한 유명 건축가 제이미 포벳이 매장 디자인을 맡았다.
현대백화점은 'MZ세대 대표' 백화점을 표방하고 있다. 일례로 2021년 2월 개점한 더현대 서울은 개점 2년 6개월 만인 지난달 누적 방문객 수가 1억명을 넘어섰다. 더현대 서울은 국내 MZ고객뿐 아니라 외국인 MZ고객 유치를 통해 글로벌 쇼핑 랜드마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더현대 서울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779.7%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전체 평균 증가률(302.2%)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은 셈이다. 더현대 서울 외국인 구매 고객 중 20~30대 비중은 67%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내 외국인 고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와 콘텐츠로 구성한다. 더현대 서울은 연말께 개점하는 루이비통을 비롯해 지난 13일 공개된 디즈니 스토어 2호점과 이달 공개할 예정인 파이브가이즈 등 글로벌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프리미엄 콘텐츠 발굴에 집중한다. 한화갤러리아 명품관에 해외 명품 브랜드를 국내 최초로 다수 유치하고 다른 백화점에는 없는 단독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미 샤넬·에르메스·루이뷔통·구찌·고야드·파텍필립 등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는 국내 1호점으로 갤러리아명품관을 선택했다.
VIP 서비스 차별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백화점 최초의 발렛파킹 서비스 △VIP 전용공간 PSR(Personal Shopper Room) 개점 △하이주얼리&워치 1대1 방문 컨설팅 △메종갤러리아 등 백화점 VIP 서비스를 주도해왔다.
주목할 만한 VIP 서비스는 메종갤러리아다. 메종 갤러리아는 아트 오브제로 가득한 당신의 고결한 집(Your Noble Home with Artistic Object)이라는 콘셉트로 백화점 밖에 마련한 별도 VIP 공간이다. VIP 고객에게 집 같이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업계 최초로 백화점을 벗어나 외부 주요 상권에 VIP 공간을 마련한 사례다. 2019년 대전을 시작으로 서울 한남동 등 2개의 시설을 운영 중이다. VIP 전용 라운지에서의 휴식과 1대1 쇼핑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갤러리아가 큐레이팅한 아이템과 예술 작품 등을 관람하고 구매할 수 있다.
또한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명품관, 수원 광교, 대전 타임월드 등 트로이카 점포를 주축으로 명품과 VIP를 강화해 프리미엄 백화점 위상을 공고히한다. 핵심 점포인 갤러리아명품관은 2021년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