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극한 기후환경 견디는 이차전지 수명연장 기술 개발

-20~60℃ 기후서 방전 기준 용량 80% 이상 유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확대 발판 될 듯

2023-10-04     여용준 기자
전해액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영하 20도에서 영상 60도까지 넓은 온도 범위에서 리튬 이온 전지가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전세계 다양한 기후조건에서 견딜 수 있는 이차전지 생산의 발판이 마련돼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선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최남순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넓은 온도 범위에서 리튬금속 전지의 높은 효율과 에너지를 유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해액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개발된 전해액은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솔베이션 구조를 형성했으며 안정적인 전극-전해질 계면 반응을 확보할 수 있는 첨가제 기술을 통해 리튬금속 전지의 수명 특성을 향상시켰다.

'솔베이션 구조'는 일반적으로 염(이온성 화합물) 농도가 낮은 전해액에서는 양이온이 전하를 띠지 않은 용매에 의해 둘러싸여 동심원의 껍질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솔베이션 구조 개선 기술은 염 농도를 증가시키지 않고 배터리의 작동 온도 범위를 넓히는 매우 중요한 인자다. 

최남순 교수 연구팀은 기존에 보고된 전해액 내 리튬 이온의 이동이 제한적이고 구동할 수 있는 온도 범위의 한계가 있는 전해액들과는 달리 영하 20도에서 영상 60도까지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용매 조성 기술과 전극계면 보호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기존 연구 결과보다 현저하게 향상된 가역 효율을 달성했다. 가역 효율은 매 사이클마다 전지의 방전용량을 충전용량으로 나눠 백분율로 나타낸 값으로 배터리의 가역성을 의미한다. 가역 효율이 높을수록 매 사이클마다 배터리 용량 손실이 적음을 말한다. 아무리 높은 용량을 구현하는 배터리라도 가역성이 높지 않다면 실용화가 어렵다.

또 완전 충전-완전 방전조건에서 첫 사이클 방전 기준 용량 80%가 나오는 횟수까지를 배터리 수명으로 보고 있는데 개발된 전해액 기술은 25도 상온에서 200회 충·방전 후에 첫 번째 사이클의 방전용량 대비 85.4%의 높은 방전용량 유지율을 보였다. 

45도 고온에서 100회 충·방전 후 91.5% 발현, 영하 20도 저온 구동에서도 300회 충·방전 후 72.1% 발현하는 등 완전 충전-완전 방전조건에서 기존 상용 기술 대비 약 20% 높은 용량 유지율을 보여줬다. 

이번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세훈 박사과정은 "새로운 솔베이션 구조에 의한 리튬 이온의 이동도 향상과 구동 온도 범위의 확장 그리고 전해액 첨가제에 의한 안정적인 전극-전해질 계면 형성의 시너지 효과에 의해 기존에 보고된 리튬금속 전지용 전해액 기술 개발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최남순 교수는 "개발된 전해액 기술은 기존에 보고된 전해액들과는 달리 리튬이온을 끌어당기는 힘이 다른 두 개의 용매를 사용해 리튬이온이 잘 이동하게 하고 전극 표면에서도 원하지 않는 부반응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솔베이션 구조를 형성해 리튬금속 전지 구동 온도 범위를 넓힌 획기적인 시도"라며 "이러한 솔베이션 구조 개선 기술과 전해액 첨가제에 의한 안정적인 전극-전해질 계면 형성의 시너지 효과는 고에너지 밀도 리튬금속 전지에서의 난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전해액 설계에 있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와 김세훈, 이정아, 김보근, 변정환 연구원과 경상국립대학교 나노신소재융합공학과 이태경 교수,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석주 교수, 백경은 연구원, 이현욱 교수, 김주영 연구원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 인바이론멘탈 사이언스'에 9월 13일자로 온라인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