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문 닫는 건설사 최대, 그 해법은?
올해들어 지난 9월까지 종합건설업체의 폐업신고건수는 모두 405건으로 작년 동기 211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2006년 이래 최대치라고 한다.
건설사들의 폐업이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미분양이 증가한 반면, 분양물량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9월 분양물량은 13만5181가구로 작년 동기 25만2190가구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은 7월 기준 10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9%나 감소했고 민간은 55.7%나 줄었다.
반면 분양물량은 줄어들었지만 만기가 도래하는 PF보증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6월말 기준 건설사의 PF보증은 27조7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조7000억원이 늘어났으며 이중 60%이상이 1년 내 만기가 도래한다.
일거리는 줄어들고 빚은 늘어나는 상황이 지속이 되면 문 닫는 건설사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폐업을 한다는 것은 지금 갑자기 어려워진 것이 아니라 계속 힘들었고 견디다 못해 폐업을 결정한 것이다. 2022년부터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건설경기 침체가 된 만큼 지금이 끝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건설은 PF와 맞물려 있어 건설경기 침체는 PF금융의 부실화를 의미하며, 건설경기 침체가 금융시장으로 불꽃이 옮겨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주택공급대책을 통해 PF관련 지원책을 내 놓았다. 부동산 PF보증규모를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확대하고 대출한도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조정할 예정이며 PF보증심사기준도 완화하겠다고 한다.
정부입장에서는 PF가 문제니까 PF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지만 정부가 원하는 공급증가나 건설경기 활성화가 되기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
예전 동물의 왕국을 보면 사자도 약한 새끼는 버리고 강한 새끼를 거둬 키운다. 경쟁력이 잃어버린 좀비기업을 지원하면 구조조정이 되지 않고 부실기업의 생명연장이 되면서 그 부실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부실사업장과 우량사업장을 정확히 구분한 뒤 강한 기업만 살려내는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의 문제 원인도 한번 더 살펴보아야 한다. 결국 고금리와 미분양 증가가 결정적인 원인이다. 금리는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만큼 PF부실과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미분양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국 미분양주택의 80%를 차지하는 지방 미분양주택에 대하여 건설사들이 10%정도 분양가할인을 하는 자구노력을 하는 경우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혜택을 더해 준다면 실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중국 등 대외적인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최근 분양시장이 반등하면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을 때 미리 미분양을 줄여 놓는 것이 건설시장의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방법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