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저성장 늪에 빠진 韓···잠재성장률, 올해 2% '하회'·내년 1.7%

내년 잠재성장률 전망치, 미국보다 2%p 낮아

2023-10-23     신민호 기자
부산항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국내 잠재성장률이 올해 2%를 하회해, 내년엔 1.7%까지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3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각각 1.9%, 1.7%로 추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OECD는 국내 잠재성장률을 2013년(3.5%) 이후 2024년까지 12년간 계속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처음으로 2%를 밑돈 뒤 내년에는 1%대 중후반까지 내려앉는다고 내다본 바 있다.

주요 7개국(G7)의 올해 잠재성장률을 보면 △미국(1.8%) △캐나다(1.6%) △영국(1.2%) △프랑스(1.1%) △독일(0.8%) △이탈리아(0.8%) △일본(0.3%) 순이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내년의 경우 기존 예상치보다 미국(1.9%)이 0.1%포인트(p) 높아지고, 일본(0.2%)은 0.1%p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관측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 잠재성장률(1.7%)이 미국(1.9%)보다 낮아지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G7를 밑도는 것은 2001년(추정치 통계 기준) 이후 처음이다.

특히 5년간(2020년→2024년) G7 국가의 잠재성장률 추이를 보면 △미국(1.8%→1.9%) △캐나다(1.1%→1.6%) △이탈리아(0.3%→0.8%) △영국(-1.3%→1.2%) 등 전반적으로 잠재성장률이 상승하며, 우리나라와 대비되고 있다. 특히 잠재성장률 둔화로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 기조가 굳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해외 출장 중 한 기자 간담회에서 "인구 구조 트렌드를 보면 2% 정도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고령화 때문에 더 낮아진다는 게 일반적 견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이 총재는 "한국이 3~4%대 성장률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미국도 2%나 성장했다. 일본처럼 0%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 생각하는 건 너무 소극적"이라며 "노동시장이라든가, 여성·해외 노동자를 어떻게 활용할지 개혁하면서 장기적 목표를 2% 이상으로 삼고 싶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