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성형 AI' 글로벌 경쟁 뛰어드나···'삼성 가우스' 공개

일단 자체 업무용 생성형 AI라는 입장···갤럭시S24 탑재 AI 윤곽 온디바이스 AI 사용자 경험 특징···챗GPT·구글 바드와 경쟁 관건

2023-11-08     여용준 기자
8일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자체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가우스가 자체 '업무용 AI'라고 말을 아꼈지만, 내년 1월 공개를 앞둔 갤럭시S24가 이미 'AI 스마트폰'이라는 별명이 붙은 만큼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어 가우스를 통해 향후 삼성전자의 AI 비전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8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R&D캠퍼스에서 개최한 '삼성 AI 포럼 2023'에서 첫 공개한 '삼성 가우스'는 정규분포 이론을 정립한 천재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로부터 영감을 얻은 생성형 AI 모델로, 생성형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 가우스는 머신 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텍스트를 생성하는 언어 모델(Samsung Gauss Language) △코드를 생성하는 코드 모델(Samsung Gauss Code) △이미지를 생성하는 이미지 모델(Samsung Gauss Image) 등 3가지 모델로 구성된다. 

언어 모델은 클라우드와 온디바이스를 위한 다양한 모델들로 이루어져 있다. △메일 작성 △문서 요약 △번역 등 업무를 더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해주며, 기기를 더욱 효율적으로 제어하도록 돕는다. 

코드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AI 코딩 어시스턴트 '코드아이'(code.i)는 사내 소프트웨어 개발에 최적화돼 개발자들이 쉽고 빠르게 코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코드 설명이나 테스트 케이스 생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미지 모델은 사진이나 그림 등 창의적인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고 기존 이미지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저해상도 이미지의 고해상도 전환도 쉽게 가능해진다. 

삼성전자 측은 '가우스'에 대해 우선 사내 업무용 AI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업무 편의를 위해 개발된 업무용 AI로 당장 상용화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상용화를 위한 생성형 AI가 개발될 경우 가우스가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가우스'와 함께 이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AI 기술도 소개했다. 삼성리서치가 개발한 다양한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탑재된 제품을 사용하면 개인정보 전송없이 △기기 제어 △문장 요약 △문법 교정 등을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날 공개된 AI 기술은 당장 일반 이용자 대상 상용화를 고려한 것이 아니지만, 해외 매체와 IT팁스터들로부터 삼성전자가 내년 1월 출시할 갤럭시S24에 생성형 AI를 탑재할 것이란 소식과 함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출시를 앞둔 갤럭시S24에는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AP '엑시노스 2400'이 탑재될 예정이다. 두 제품 모두 공개 단계에서부터 생성형 AI 최적화를 강조한 만큼 갤럭시S24에도 이를 바탕으로 한 생성형 AI 서비스가 제공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자체 생성형 AI에 초점을 맞추면서 기존 빅테크 기업들이 선보인 생성형 AI와도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장에서는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 등과 경쟁해야 하고,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의 '에이닷',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등과 경쟁해야 한다. AI의 경우 이용자의 사용량이 학습 데이터가 돼 더 나은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이용자 수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디바이스와 가전기기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사들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기존 생성형 AI를 활용했던 언어 모델이나 이미지 생성에서 벗어나 기기 제어와 음성명령 개선 등 생활편의 영역으로 삼성 AI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스마트폰 활용 영역도 넓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어떻게 활용될지 추측하긴 어렵다"며 "기존 생성형 AI와 마찬가지로 놀거리가 확장될 수 있지만, 전혀 다른 영역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