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ETF 110조 시대···거래소 "소수점 투자 등 상품 확대 주력"
국내 ETF, 글로벌 시장서 비중 4%···"성장 동력 남았다" 탄소 배출권 선물 시장 등으로 신성장 동력 만들 예정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규모 110조원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성장세를 더욱 증폭시키기 위해 소수점 거래, 탄소배출권 선물 등 상품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글로벌 ETP(상장지수상품) 콘퍼런스 서울'에 참석한 손병두 이사장은 "21세기 최고의 투자상품 중 하나가 ETF"라며 "국내 ETF시장이 110조원 규모에 이르지만, 글로벌 전체로 보면 4% 가량에 불과한 만큼, 더 큰 성장 여력이 존재한다고"고 시장 현황을 설명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한 정지헌 상무는 "ETF 발행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점도 국내 시장의 장점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과 10월, 현대자산운용, BNK자산운용이 ETF 발행을 시작했고, 지난 8월에는 삼성 액티브 자산운용이 액티브 전문 발행사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음 달에는 IBK자산운용과 트러스톤이 ETF 시장에 합류할 예정이다.
정 상무는 "국내 전체 공모펀드에서도 ETF가 차지하는 비중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약 3년만에 35%까지 늘어나 이제 우리 공모시장의 한 축으로 제대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108개 ETF 종목이 상장됐는데, 연말까지 150~160개 종목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 상무는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 기관의 투자가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2년 코스피 시장에 대한 기관 투자 비중은 16.7%였으나, 지금은 20.8%로 상승했다. 같은기간 ETF의 기관(LP포함) 비중은 62.3%에서 34.0%로 감소했다.
그는 "코스피와 달리, ETF는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기관의 투자 비용은 감소세하고 있다"며 "ETF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관 투자자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는 ETF 성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ETF의 소수점 상품 출시하고, 탄소 배출권 선물 시장을 개설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 상무는 "상장지수증권(ETN)은 소수점 배율 상장이 됐다"며 "200원 미만의 저가 ETF·ETN 상품에 대해 현재 5원 단일화를 1원으로 낮춰 투자자 접근성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거래소는 배출권 등 그간 ETP 후보군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다양한 자산을 포섭해 장내화하고, 고령화 시대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다양한 인컴형 ETF 상품을 출시해 ETP 시장의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