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서스펜션·인테리어 개선' 5도어 스포츠카···포르쉐 부분변경 '카이엔'
이중 밸브 댐퍼 포함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장착, 민첩한 거동 실현 전기차 타이칸에서 가져온 곡선형 디지털 계기판 탑재, 동승석 디스플레이도 마련 1억3310만원부터, 구형 대비 10%가량↑···내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 추가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카이엔은 포르쉐코리아 성장을 견인하는 준대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지난해 4102대가 팔리며 이 회사 전체 판매 비중 45.8%를 차지했고, 올해도 1~10월 4086대가 판매되며 꾸준한 수요를 토대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5일 시승한 부분변경 카이엔은 상품성을 개선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 모델로, 서스펜션과 인테리어를 중점적으로 보완했다는 것이 포르쉐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신규 이중 밸브 댐퍼를 포함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스포츠·스포츠플러스 모드에서 댐퍼의 상하 운동을 억제, 큼직한 차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민첩한 거동을 실현한다. 덕분에 굽잇길에서 낮고 넓은 슈퍼카마냥 깔끔한 궤적을 그리며 나아갈 수 있다. 주행모드를 노멀로 바꾸면 하체를 감싸고 있던 긴장감을 쫙 풀며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노멀모드에서는 엔진 회전질감도 나긋나긋하다.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360마력, 51kg.m. 변속기는 8단 자동이며, 엔진의 힘을 네 바퀴로 빠르게 분배한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5.7초, 최고속도는 248km/h다.
기어 셀렉터를 매뉴얼로 두고 스티어링 휠 뒤편에 붙어 있는 패들을 당기면 조금 더 박진감 넘치는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회전수를 최대로 끌어 올린 상태에서 오른쪽 플러스 패들로 단수를 높이자 동시에 배기음이 터지며 엄청난 속도감이 몰려온다. 굽잇길을 앞두고 왼쪽 마이너스 패들을 두 번 당겨 단수를 떨구니 배기구에서 다시금 자극적인 소리를 내뿜는다.
운전석은 운전자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위치를 몸에 딱 맞게 조절할 수 있고, 전기차 타이칸에서 가져온 곡선형 디지털 계기판은 내비게이션, 엔진오일 온도, 타이어 공기압 등 각종 정보를 직관적으로 띄워 주행 안전을 돕는다.
좌우로 넓은 중앙 디스플레이는 구형보다 빠른 반응속도를 뽐내고, 동승석 앞쪽에 옵션으로 제공되는 동승자 전용 디스플레이가 새롭게 마련됐다. 실내 마감재로는 가죽이 주로 쓰였으며, 패널과 패널 사이를 꽉 맞물려 높은 조립품질을 제공한다. 공간은 넓은 편이다. 오래 앉아 있어도 답답하지 않다. 2열 무릎·머리공간도 넉넉하다.
시작가는 1억3310만원이다. 구형 대비 10%가량 올랐지만, 개선 폭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인상이다. 한편 포르쉐는 내년 내연기관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1억5610만원부터)을 모델 라인업에 추가할 계획이며, 2026년 순수 전기 버전을 선보이며 완전변경을 단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