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벌금 철퇴에 가상자산 시장 '출렁'···비트코인 3%대↓

바이낸스, 미국 법무부 합의로 5.5조원 벌금···역대 최대 규모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 사임···투자자 심리지수도 낮아져

2023-11-22     이진희 기자
24일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이 돈세탁 혐의를 인정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나자 주요 가상화폐의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가상화폐의 대장격인 비트코인 가격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22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0분 기준 비트코인은 3만6377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전날 대비 3.02% 하락한 수치다.

비트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최근 연중 최고치를 찍은 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같은 시간 기준으로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24시간 전보다 2.09% 하락한 197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주요 코인들의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벌금 폭탄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미국 재무부와 법무부는 21일(현지시간) 바이낸스가 은행보안법(BS)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43억달러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약 5조5000억원에 달하는 돈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벌금이다.

바이낸스는 재무부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등록하고 효과적인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운용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 탓에 무장조직과 이슬람국가(ISIS)를 포함한 테러단체, 자금세탁자 등 불법 행위에 연루된 범죄자들이 바이낸스를 통해 자금을 이동하도록 허용했다는 지적이다.

재무부는 바이낸스가 미국 고객과 제재 대상 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차단할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그 결과 제재를 위반한 가상화폐 거래 총 166만여건(총 7억달러 상당)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결국 바이낸스는 미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바이낸스를 세운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은행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하면서 CEO직을 내려놨다.

이같은 소식에 시총 4위인 바이낸스코인(BNB)은 233달러를 기록, 24시간 전과 견줘 가격이 11%나 떨어졌다. 이날 오전 대비 하락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62점을 기록, 전날(71)보다 수치 낮아졌다. 이 지수는 시장 상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다.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