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롤드컵' 열기에도 '적자' 신음하는 e스포츠 업계

e스포츠 산업 규모 2019년 이후 감소세 국회 유경준 의원 관련 산업지원 개정안 내놔

2023-11-25     이도경 기자
(사진=2023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최근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에서 국내 게임단 'T1'이 중국 웨이보 게이밍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다만 T1을 포함한 국내 대다수의 e스포츠 구단들이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통한 수익 창출 방안이 부족해 적자가 지속되는 등, e스포츠 산업 자체의 위축이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지난해 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11억원) 대비 적자 폭을 늘렸다. 또 LCK 소속 구단 중 올해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구단 'T1' 역시 지난해 16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롤드컵 우승의 주역인 페이커(이상혁 선수) 등 일명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하지 못한 종목이나 구단의 경우 어려움은 더욱 큰 상황이다. 이디앤리서치의 'e스포츠 실태 산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e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데 드는 연간 평균 비용은 약 35억~45억원인 반면, 수익은 10억원 이하가 대부분인 곳으로 나타났다.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 산업의 경우 시청자나 관람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스타 플레이어'의 역할이 매우 크다"며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외하면 스타를 배출하기 힘든 구조의 종목이 많아, 장기적인 산업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e스포츠 구단의 적자가 이어지는 이유로는 야구·축구 등 일반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의 경우 게임을 제공하는 게임사가 지식 재산(IP)를 소유하고 있어, 구단이 추가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 인터넷 중계를 중심으로 방송을 송출하기 때문에 지상파 TV와 중계권 계약을 통한 수익도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도 더욱 축소되고 있다. 씨앤아이리서치가 조사한 '2022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496억8000만원으로, 지난 2019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최된 이스포츠 대회 수도 지난 2020년 168개에서 131개로 22% 줄었으며, 글로벌 이스포츠 산업 규모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 2019년 16.5%에서 지난 2021년 9.9%로 6.6%포인트(p) 하락했다.

기업들은 e스포츠 산업 유지를 위해 샐러리캡(연봉 상한제) 도입, 팝업 스토어 확대 등 선수 관련 콘텐츠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뚜렷한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수 연봉 등 구단 운영비용은 지속 증가하는 반면, 주 관람층인 10·20대의 소비력이 낮고 별도 수익원을 창출하기도 힘들어 업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항저우 아시안 게임, 롤드컵 등 굵직한 이벤트들로 국민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드컵 등으로 관심이 높아진 e스포츠 산업이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법인세 감면 등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월 e스포츠 경기부 설치·운영 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 감면 특례를 강화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e스포츠 경기부 설치 기업의 법인세 감면 혜택을 현행 '3년간 운영비용 10%'에서 '5년간 운영비용 20%'로 강화하고, e스포츠 대회 운영 기업을 대상에 포함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유 의원은 T1이 롤드컵에서 우승한 다음날인 지난 20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 종목 메달 획득에 이어 '롤드컵' 우승까지 대한민국 e스포츠가 종주국 위상을 떨치고 있다"며 "대한민국 e스포츠가 종주국 위치를 지킬 수 있도록 국회는 e스포츠 세액공제 법안 통과로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