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디지털플랫폼 정부 특별법 제정에 속도···입법 과제 세미나
권헌영 교수 "행정망 중단 사태, 뼈저리게 반성···문제 최소화 목표" "차기 정부서 디지털플랫폼 정부 이어지도록 법적 근거 마련해야"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정부가 내년 상반기 디지털플랫폼정부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입법과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행정 전산망 오류로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 기존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법률을 종합하고 우선하는 특별법을 제정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받는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디지털플랫폼정부(DPG)위원회 법·제도 거버넌스 태스크포스(TF)장을 맡고 있는 권헌영 고려대학교 교수는 28일 국회 입법조사처와 함께 개최한 '디지털 분야 법률 현황과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입법과제 세미나'에 참가해 "최근 행정망 중단 사태로 국민들께 많은 질타를 받았고,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차후 모델에서는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고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 행정 전산망 '새올 행정시스템'과 '정부24'가 접속 장애를 일으키며 각종 민원 업무에 차질을 끼쳤다.
이후 지난 22일 주민등록 시스템, 23일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시스템, 24일 정부 모바일 신분증 웹사이트 등 각종 시스템에서 서비스 장애가 반복되며,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축에 앞서 정부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권 교수는 이러한 전산망 오류와 관련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대두되고 있는데, 과거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분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며 "많은 데이터 사일로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통합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축의 최우선 과제로 국민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신뢰 기반의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권 교수는 "그간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가 행정 편의 중심으로 제공됐기 때문에 민간 서비스에 비해 낙후됐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많았다"며 "여러 기관에서 개별적으로 수집하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민관이 협력해 국민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축 과정에서 분산된 데이터 거버넌스를 통합하고, 다음 정부에서도 디지털플랫폼 정부가 이어질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 교수는 "디지털플랫폼 정부 수립 초창기부터 컨트롤타워의 위상을 놓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부처 간 경쟁이 치열하게 발생해왔다"며 "이처럼 분산된 구조로 의견을 조정하다보니 효율에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중앙행정기관으로 만들었듯, 디지털플랫폼정부위를 중앙행정기관으로 설치해 민간의 역량을 모으고 최적의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우선은 디지털플랫폼정부위가 법적 근거를 분명히 해 다음 정부에서도 일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