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2024 초고액 자산가의 외화자산 투자방법

2023-12-15     이혜정 한국투자증권 반포PB센터장
이혜정

2024년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한 외화자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 경제 중심지로 부상하며 강력한 기축통화의 지위를 갖게 됐다. 하지만 최근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58% 수준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위안화는 기대에 비해 역할이 느린 편이라 달러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종종 마주치게 될 '경기침체'라는 단어는 '달러'의 하방경직성을 보장해 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고금리 시기에도 강력한 미국경제를 바탕으로 금리를 높여온 덕분에 달러는 타국 통화가치 대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당사는 2024년 원-달러 환율의 하단을 1200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내년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을 고려하더라도 달러 하방은 생각보다 높게 유지된다고 예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화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현시점에서는 다양한 투자 대상이 있다. 먼저, 2~3분기부터 예상되는 금리인하 사이클에 대비해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미국 정부 국채에 투자할 수 있다. 

또 저평가되는 엔화를 활용해 일본 시장에 상장된 미국 국채 ETF와 미국 회사채 ETF를 매수하는 전략도 추천할 만하다. 엔화 상승과 미국 국채 가격상승 모두 노릴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로벌 산업의 최대 이슈인 AI 관련 기업 주식에 대한 장기투자 추천은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노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엔비디아(NVDA), 어도비(ADBE), 마벨테크놀로지(MRVL)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주식은 투자수단 이외에도 자녀의 증여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가령 테슬라(TSLA)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한 뒤 수년 후 매도해 자녀 유학자금 등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단기투자 자금이라면 외화발행어음 (약 연 4.85%)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해외 투자상품으로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투자는 매력적이다. 금융기관이 보유한 기업 대출채권을 모집하고, 이를 기초로 발행하는 구조화·유동화 증권이다. 

지난 10월 사모펀드로 처음 개인 고객에게 선보였을 때 450억원규모가 조기 모집된 사례가 있다. 글로벌 2위 CLO 운용사인 칼라일이 포트폴리오 위탁 운용을 담당한다. CLO는 선순위담보부 대출채권으로 이루어져 동일 신용등급 채권 대비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고, BBB: BB트랜치에 7:3 비율로 투자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수익을 추구한다. 고금리 시기에 높은 금리를 꾸준히 유지하길 원하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2024년에는 환율 하락세 달러 환전 선행 후 장기채 분산 투자도 검토할 만하다.

경제 대국 세계 3위로 급부상 중인 인도에 대한 미국의 직접 투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세계 주요국의 투자나 자원 교역 등 우호적인 전략으로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고성장 중인 인도 펀드에 10년 이상 적립식 장기 투자를 권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회복도 기대해 보자. 중국 경제는 올해 전망에서 가장 어긋났던 부분일 것이다. 코로나 봉쇄 해제 후 반등이 클 것으로 예상했으나 2023년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으며 2024년에도 구조적인 성장둔화 요인들(장기적인 시스템 안정과 구조조정을 중시하는 정책 등)로 인해 그 전처럼 고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은 될 수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한중 관계의 개선 여부는 2024년 한국경제가 경기침체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지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