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 "방통위 2인 체제서도 심의·의결 가능"

김 후보자 "방통위 2인 체제, 법률적으로는 문제 없어···2인 체제로도 해야 할 일은 해야" 野 "김 후보자, 방송통신 전문성 전무···신문 방송, 언론 통신과 관계 없는 유일한 인사"

2023-12-27     이도경 기자
김홍일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방통위 2인 체제에도 심의·의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자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방통위가 2인 체제 운영로 운영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냐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 2인 체제에서도 심의·의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장 의원이 "방통위는 합의제 행정기관이고, 여당과 야당의 추천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방통위는 대통령 추천 2인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합의제 행정기관인 방통위는 정치적 다양성을 위원 구성에 반영해 대통령 지명 2명을 포함한 5인의 상임위원으로 구성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이동관 전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2인 체제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을 해임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0일 권 이사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방통위의 2인 운영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으나, 김 후보자가 '위법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김 후보자는 5인 체제라는 바람직한 방통위 위원 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묻는 허숙정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국회에서 그렇게 되도록 추천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답했다.

이어 허 의원이 "5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일을 하실 거냐"고 묻자 "여러가지 현안이 있고, 2인 체제로도 해야할 일은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방통위와 전혀 무관한 업무를 해오다 후보로 지명된 사실을 두고 전문성 부족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방통위법 5조 1항에 따르면 위원장 및 위원은 방송 및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며 "방송통신분야 전문성은 방통위원장의 전제 조건이다. 대통령이 왜 지목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볼 땐 위법이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하자, 민 의원은 "대한민국 중요 국가기관 수장이 앞으로 노력을 해서 하겠다는 말은 지금 이 자리가 적절하지 않다는 말이"이라며 "법조인이 방통위원장을 한 적도 있지만, 다들 어떻게든 신문 방송 혹은 언론 통신과 관계 있는 인사들이었다. 지금 유일하게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진행 절차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홍일 후보자는 일반적으로 제출하는 자료, 당연하게 정보제공 동의를 해야되는 부분에 있어서까지 거부하고 있어 국회 인사청문 권한을 형해화시키는 정도라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후보자는 주식 계좌를 7개나 가지고 있고, 지난 10년동안 재산이 49억원이나 증가했는데 상장 주식 거래 내역에 대해 본인, 배우자 ,자녀까지 모두 부동의를 하고 현재 가지고 있는 주식 내역 외 이전 거래 내역은 제출하지 않겠다고 하니 위법 거래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 역시 "인사청문회 법에 따라 자료제출 요청을 했는데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며 "권익위, 인권위 최근 10년 간 후보자 관련 민원, 진정, 탄원, 기정 제재 등 내용 일체 및 처리 결과와 한국은행, 해외 계좌 계설 현황, 외화 거래 내역, KBS 박문진 이사장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와 관련해 처리 과정에서 생산한 문서 일체를 제출해달라 요청했는데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지난 7월 국민권익위원장 임명되고 5개월 반만에 사임했다. 역대 가장 재임기간이 짧은 초단기 위원장이 됐는데, 국가 기관장을 깃털처럼 가볍게 여기는 것에 대해 보수 언론에서조차 행태를 비판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할 생각은 없느냐"는 이소영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김 후보자는 "권익위원장이든 방통위원장이든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것은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빨리 그만두게 된 것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하고 국민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