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이재오 '治山治水論'…대운하 '재점화'?
2008-08-16 황인태
[서울파이낸스 황인태 기자] <bins@seoulfn.com>잠잠하던 대운하 추진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18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다는 데는 실패했지만, 여전히 여권의 실세로 통하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대운하 추진의지를 다시 피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총선 패배 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 전 의원은 15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명박 정부는 치산치수를 해야하며, 그 이름이 운하든 무엇이든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잠정 중단된 대운하를 사실상 재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 전 의원은 "전국에 물길을 살리고 하천 지천을 살아 있는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고 국운융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 전의원의 글 전문]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오늘은 건국 6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미국에 온 지 80일이 넘었습니다.
얼마 전 LA를 방문하는 길에 덜레스 공항에서 KAL기의 태극 마크를 보는 순간
공연히 눈물이 났습니다.
조국이란 어디서나 그리운 것인데
일제 36년간 조국을 지켜온 독립투사들을 생각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 집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독재도 있었고 군사 쿠데타도 있었고
부정 ∙ 불법 선거도 있었으며
한때는 관권 ∙ 금권선거도 판을 쳤던 적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유와 민주를 외치다 투옥 당하고 고문당하고
심지어 죽어 나가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조국은 온갖 험난한 역정을 겪으면서 꾸준히 발전 해 왔습니다.
영욕의 세월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등장했습니다.
모든 국민들의 축복 하에 말입니다.
그러나 집권하자마자 안팎으로 시련에 부딪쳤습니다.
인내하고, 기다리고, 지켜보았습니다.
이제 이명박 정부가 일할 시점에 왔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건국 60주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능력과 실력만 있으면 취직 걱정, 자리 걱정, 진급 걱정 안 해도 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돈이 없어도 능력과 실력만 있으면 본인이 하고 싶은 어떤 일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크고 작은 선거가 있을 때마다 돈을 주고받고 돈으로 공천을 주고 정치를 돈으로 거래하는 일은 없어져야 합니다.
온갖 인연을 이용해서 청탁하고 뇌물주고 부당한 방법으로 이권을 사고파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당연한 일인데도 정파적 이해에 따라 극력 반대 투쟁하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자기 집단의 이익이나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해서 불법파업과 시위를 밥 먹듯 하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렇게 따져 보면, 건국 6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청산해야할 잘못된 관행과 관습이 너무 많습니다.
식민지를 거치고 군사 독재를 거치면서 국민들 속에 아직도 잘못된 가치관이 남아있습니다.
이 모든 책임은 그 시대에 정치를 잘못한 집권자들에게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먼저 과감하게 떨쳐 일어나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각종 공직에 임명 받은 여러분!
제가 이역만리 미국에서 눈물로 호소합니다.
현재의 자리가 본인의 능력과 경험과 실력에 걸 맞는지 곰곰이 따져 보시고,
위세나 허세를 버리고 부족한 것은 밤을 새워서라도 채워 나가십시오.
그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일이며, 이명박 정부의 기강을 세우는 일입니다.
자기가 근무하는 사무실이
너무 크거나 호화스럽지 않은지, 불필요한 집기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조정해야 합니다.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이
직원이 너무 많지나 않는지
일에 비해서 사람이 많거나 사람에 비해서 실적이 저조하지는 않는지 점검하여야 합니다.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이
일에 비해서 예산이 너무 많지 않은지
자기가 하는 역할에 비해서 월급이 너무 많지 않는지
꼼꼼히 따져 보고 다시 조정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60년 헌정사와 비교하여
가장 도덕적이고 깨끗한 정부를 세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이명박 정부에서 각종 공직에 임명받은 사람들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솔선수범하여야 합니다.
여러분은 단순히 월급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길잡이가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부정한 돈은 주지도 받지도 말아야 합니다.
액수가 많고 적고 간에 돈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권력의 유혹, 돈의 유혹으로부터 진정 해방되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과거의 그 어떤 정부보다, 대통령 스스로 어두웠던 과거 정치사에 대한 빚이 없습니다.
대통령 스스로 권위주의적인 정치적 굴레서 자유로운 분입니다.
군사쿠데타와 부정선거를 경험해 본 국민이 선택한 정부입니다.
여러분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대의에 반하는 일이 아니면 떳떳하고 당당하게 업무를 추진해야 합니다.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윗사람보다는 아랫사람과 자주 어울리고 식사도 하고 하십시오.
자기보다 낮은 직급이나, 소외당하기 쉬운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하고 인간적이고, 사회경제적
배려가 이명박 정부에서 강물처럼 넘쳐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건국 60주년이 되는 오늘,
정작 이렇게 말하는 나는 이역만리 미국에 있습니다.
이른 아침 창밖에서 우는 새소리만 들어도 “지금 한국은 몇 시쯤 됐을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납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토를 재창조하고 전국에 물길을 살리고 하천 지천을 살아 있는 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현대판 치산치수를 해야 합니다. 나는 그 이름이 운하든 무엇이든 좋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창출해 내야하고 국운융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일에 우리 모두가 진심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가 집안에서 아옹다옹하는 동안 세상은 놀라울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여름 중남미 개도국 몇 몇 나라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들 나라의 광대한 자원과 에너지는 이미 다른 나라들이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50년 후 100년 후를 생각하면 우리도 자원과 에너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그런데, 국내의 잡다한 일에 대통령께서 매어 있다 보면, 자원 확보의 적기를 놓치게 됩니다.
그것은 우리의 국력신장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지 6개월이 다되어 갑니다.
그동안 비싼 수업료를 내었습니다.
지금부터 다시 신발 끈을 매고, 두 주먹을 쥐고, 허리끈을 조이고
나라경제 살리고, 국가와 국토를 개혁하고 변화 발전시키는 데 진력할
수 있도록 각자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합시다.
미래 한국이 세계에서 우뚝 서게 하려면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고
지금 해내야 할 것은 반드시 성취 시켜야 합니다.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안녕을 위해서 옳은 일을 바로 함으로써
국민 스스로 화합과 단결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문제를 일 중심으로 해결하고 사고해야지,
감정과 정서를 내세우는 말만 앞세울 경우 역사는 후 되고 만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랜만에 편지를 쓰려다 보니 중언부언하였습니다.
건국 60주년을 맞는 오늘의 조국의 모습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조국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삭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8.8.15
미국 워싱턴에서 이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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