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에 이어 전세대출 '갈아타기' 흥행 이어갈까
지난달 31일부터 시행···5대 은행, 1640억원 신청 업계 "스트레스 DSR 적용 앞두고 초기 수요 몰려"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 30대 중후반의 A씨는 지난해 초 연 5% 금리로 2억원의 만기 일시 상환 전세대출을 받아 매달 83만원의 이자를 내야 했다. 이번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연 4% 금리의 상품을 소개받았는데, 월 66만6000원의 이자를 내면 되기 때문에 매달 16만4000원씩, 1년으로 계산하면 약 200만원가량 아낄 수 있다.
전세대출 이용자가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간편하게 갈아탈 수 있는 비대면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많은 신청자가 몰리는 등 초기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만 이달 말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되면서 초기 흥행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에서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신청한 건수는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이틀간 총 810건으로 집계됐다. 신청금액은 1640억원으로 1건당 평균 2억원 안팎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초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 1일 전세대출 대환 신청 접수가 1시간 만에 마감됐다. 은행들은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 대환대출 하루 접수량을 제한하고 있는데, 신청이 몰리자 서비스를 조기에 종료한 것이다. 이날 케이뱅크의 전세대출 조회 건수는 평소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은행들이 초기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존 전세자금대출보다 유리한 금리를 내건 것이 초기 인기몰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케이뱅크가 취급하는 전세대출 갈아타기 상품의 변동 금리는 지난 2일 기준 연 3.31~6.01%로, 금리 하단이 은행권에서 가장 낮다. 카카오뱅크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3.330~4.615%다. 두 회사는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행된 후 하루 만에 금리 하단을 각각 0.08%p, 0.1%p 낮췄다.
시중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지난 1일 비대면 전용 전세대출 변동 금리 하단을 4.50%에서 3.90%로 0.6%p 인하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전세대출 변동금리 하단을 4.32%에서 3.82%로 0.5%p 내렸다. NH농협은행은 연 3.65%, 하나은행은 연 3.73%로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가 모두 연 3%대로 떨어졌다.
앞선 신용대출·주담대 갈아타기를 통해 이자 절감 효과가 입증되면서 비대면 전세대출 갈아타기 역시 큰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에 따르면 주담대 갈아타기를 통해 평균 1.55%p의 금리 하락과 1인당 연간 298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 신용대출 갈아타기의 경우 평균 1.6%p의 금리 하락과 1인당 연간 57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문제는 초기 흥행을 이어갈 수 있느냐다. 초기엔 수요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런 분위기를 지속할 수 있지는 별개의 문제가 될 수 있어서다.
더구나 이달 26일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되는데, 이럴 경우 대출 한도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 DSR 적용 앞두고 수요가 초기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스트레스 DSR은 DSR 산정 시 차주가 대출 이용 기간에 금리 상승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질 것을 감안해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행 초기임에도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전세 대출 상품 특성상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이 신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