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비대면 계약 시작한···김포시, 계약2.0 혁신 이어가
[서울파이낸스 (김포) 유원상 기자] 경기 김포시가 기존의 관행을 과감히 타파하는 '김포시 계약 2.0'을 시작, 계약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22일 시에 따르면 대부분의 행정업무 중 종이 문서를 고수하던 계약업무를 혁신해 지난 2020년부터 전자적 처리방식에 의한 비대면 계약을 도입한 바 있다.
'비대면 계약'은 나라장터와 문서24를 활용, 입찰부터 대금 지급까지 행정기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모든 계약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에 시는 본청 계약의 97% 이상을 비대면 계약으로 처리했다. 이러한 성과는 2022년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 우수사례 및 정부 혁신 100대 사례에 선정되는 등 우수함을 인정받고 많은 지자체에 전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은 본청에 한정돼 직속 기관과 사업소 등 본청 외의 계약부서는 여전히 관행대로 종이 문서를 접수받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한계로 드러나고 있다. 비슷한 사업의 입찰공고가 부서마다 다르거나 계약법령 해석의 차이로 서로 다른 첨부서류를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인구와 재정 규모가 비슷한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여 최저수준인 계약 담당 인력으로 인한 업무 과부하는 충분한 법령 및 서류 검토 없이 밀어내기식의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선 8기 김포시는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행정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 더욱 신뢰할 수 있고 효율적인 행정체제를 갖추고자 고심하기 시작했다.
전국 최초 비대면 전자적 처리방식의 계약행정을 도입한 김포시가 이번에는 계약업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한 또 한 번의 혁신, 계약 2.0을 시작한 것이다.
민선 8기 김포시에서 2024년부터 시작되는 계약 2.0이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봤다.
김포시는 50만을 넘어 70만 대도시에 대비하려면 보다 전문화된 체계적인 행정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는 계약업무의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서 우선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시는 우선 조직기반을 갖춰야 했고, 올해 상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계약2팀을 신설했다. 그동안 본청과 사업소 등에서 각각 체결하던 계약을 모두 본청에서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가장 먼저 비대면 계약, 입찰 대행, 클린페이 등 본청에서만 적용됐던 시책을 김포시 전체로 확대했고, 입찰공고문과 계약에 첨부되는 서류를 표준화하는 등 조금씩 업무의 변화가 시작됐다.
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팀간 칸막이는 소통과 협업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 모든 계약 담당 직원이 참여하는 학습조직은 계약 2.0이라는 업무혁신의 엔진으로서 동력을 제공한다.
매주 한 번씩의 정기적 모임을 통해 직무역량을 강화하고 업무 관련 문제점을 수시로 공유해 최적의 해결방안을 빠르게 모색하고 있다.
사업소에서 계약업무를 담당했던 한 직원은 "비대면 계약에 따른 전자적 처리 방식으로 별도의 출력 없이도 계약문서를 보관해 문서 관리가 용이해 지는 등 업무 외적인 시간이 많이 단축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계약팀 간 협업 및 학습조직 운영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쌓고 노하우를 확보하면서 다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계약 2.0의 비전은 이러한 혁신의 결과물을 부서에 넘어 모든 조직에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계약업무를 전담하는 부서 또는 몇 명의 담당 공무원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역량 강화를 도모한다는 의미이다.
사내강사를 양성해서 맞춤형 교육을 하는 한편, 양방향 소통을 위해 사내게시판 및 오픈채팅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창구로 유의사항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수렴하는 등 양방향 소통을 통해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계약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2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오픈채팅방에는 개통 1주일 만에 100명이 넘는 공직자가 자유의사로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박재관 시 회계과장은 "이번 김포시 계약 2.0 추진을 통해 계약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나아가 합리적인 계약서비스 제공을 통해 계약상대자의 편의를 증진해 타 지자체의 모범이 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