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키우기 나서는 식품업계···'새 먹거리' 될까
농심·풀무원·신세계푸드 등 '비건 레스토랑' 선봬 풀무원·CJ제일제당·신세계푸드 글로벌 공략 가속 식물성 메뉴들 지속적 개발···대안육 접근성 높여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식품사들이 자사 비건 브랜드 육성을 통한 대체육 시장 선점에 나섰다. 채식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에 발맞춰 경쟁사와 차별화 제품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풀무원·CJ제일제당·농심·오뚜기 등 대기업들은 앞다퉈 대체육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대체육에 대한 전 세계적인 시장의 성장세가 그 배경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올해 2030만 달러(263억6000만 원)에서 2025년 2260만 달러(293억6000만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대체육이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를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해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농심·풀무원·신세계푸드가 비건 레스토랑을 연이어 열며 시장에서 맞붙었다.
농심은 비건 파인다이닝을 제공하는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열었다. 신세계푸드 또한 강남구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 지하 1층에 식물성 대안식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풀무원의 푸드서비스 전문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는 2022년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비건 인증 레스토랑 1호점을 개점한 데 이어 작년 3월 서울 용산구에 용산아이파크몰 테이스트파크 7층에 2호점을 연이어 열었다.
지난해 12월 누적 기준 플랜튜드 개점 후 방문고객은 17만3641명, 메뉴 판매수는 24만6999개에 달한다.
풀무원 관계자는 "연내 플랜튜드 1~2개 점을 추가로 열고 외식업계 식물성 트렌드를 선도할 계획"이라며 "현재 총 메뉴 운영 수는 18개이며, 1·2호점 공통메뉴 10개와 각 4개 메뉴를 고객 특성에 맞게 상이하게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3월 신메뉴 출시시 일부 개편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대다수의 식품기업은 소비자들의 대안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식물성 메뉴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농심은 대체육 식품 브랜드로 베지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가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HMMA) 공법으로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현존하는 대체육 제조기술 중 가장 진보한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구현해낸다"며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중장기적으로 베지가든의 연매출을 1000억원 규모까지 키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풀무원·CJ제일제당·신세계푸드는 비건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 공략에 나서 눈에 띈다.
풀무원의 미국법인 풀무원USA는 2020년 식물성 지향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Plantspired)'를 출시한 후 식물성 대체육 스테이크와 두부를 활용한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 간편식 라인업을 보강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알버슨스(Albertsons), 본스(Vons), 파빌리온(Pavillions) 등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 식물성 지향 식품을 입점했다. 매사추세츠대, 캘리포니아대 등 미국 동서부 총 18개 대학 캠퍼스와 식물성 지향 식품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와바그릴 등 현지 대형 레스토랑 체인에도 대체육 스테이크를 포함한 식물성 지향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풀무원은 국내 대체육 브랜드로 '풀무원지구식단'을 운영하고 있다.
풀무원지구식단은 최소첨가물 원칙 아래 식물성 원료로 맛과 식감을 살린 식물성 대체식품과 식물성 영양식품, 식물성 간편식 등 3개 카테고리 아래 두부텐더·두부면·두유면·식물성 숯불직화불고기·식물성 런천미트 등 30여종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 역시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
2022년 미국에 설립한 신세계푸드의 글로벌 대안식품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가 지난 1월 미국 벤처캐피탈 클리브랜드 애비뉴(Cleveland Avenue)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2021년 7월 독자기술을 통해 개발한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비롯해 독자적 기술로 개발한 식물성 소스·식물성 치즈·오트밀크 등 다양한 대안 식품을 재료로 활용해 만든 간편식·외식 메뉴로 선보이며 기업간소비자거래(B2C) 제품군을 강화하는 상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베러푸즈를 통해 대안육을 비롯한 대안유·대안치즈등 다양한 대안식품의 연구개발과 마케팅 활동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대안식품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 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말 식물성 식품사업을 시작한 이후 국내에서는 플랜테이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플랜테이블이 아닌 비비고 식물성 만두를 판매하고 있다.
호주·독일·미국·영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모리셔스·도미니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총 4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말까지 식물성 만두 수출액은 118억원(소비자가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2.4배 성장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물성 만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식물성 단백질인 TVP(Textured Vegetable Protein)를 활용해 고기 맛을 구현했다"며 "해외 메인스트림 경로로의 진출도 활발히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뚜기 역시 2022년 5월 100% 비건 재료만 사용하는 브랜드 '헬로베지'를 출시했다. 헬로베지 브랜드로 처음 철시한 '채소가득카레', '채소가득짜장' 을 비롯해 컵밥, 소이마요, 채황 등 총 6종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다양한 비건 제품으로 ‘헬로베지’ 라인업을 확장해 비건식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캠페인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