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전기차 각축장 되나···현대차·BYD·빈패스트 '삼파전'
베트남·중국 전기차 제조사, 현지 생산 공장 설립도 추진 '시장 1위' 현대차, 아이오닉5 대비 저렴한 코나 EV 투입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베트남 전기자동차 제조사 빈패스트가 인도네시아 진출을 본격화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가 현지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1위 현대차는 제품군 확대를 통해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인터내셔널 모터쇼 2024에서 5인승 해치백 VFe34와 VF5를 선보였다. 가격은 각각 3억루피아(약 2500만원), 2억5000만루피아(약 2100만원)로 전 세계 전기차 평균가 절반보다 저렴하다.
두 차를 모터쇼 무대에 올린 빈패스트 아시아 영업 이사 재커리 마크 홀리스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빈패스트가 해당 시장 성장을 주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에 연산 5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빈패스트와 경쟁하게 될 BYD는 앞서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한 전시장에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악토3를 출시하며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이 자리에서 이글 자오 BYD인도네시아 최고경영자(CEO)는 "공격적인 판촉 활동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안에 13억달러(약 1조7300억원)를 투자, 연산 1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 공장 착공에 들어가겠다"며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도록 내년 말까지 세일즈·서비스 네트워크도 50곳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빈패스트와 BYD의 인도네시아 진출과 관련, 지난해 현지 전기차 판매 대수는 1만7062대로 전동화 전환 초창기인 2021년(687대) 대비 무려 2400% 급증했다. 이는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 지위를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강력한 전동화 전환 정책에 의한 결과다.
최근에는 자국에 공장을 지어 생산한 전기차·배터리에만 세금 혜택을 주는 정책을 발표, 시장 규모를 더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제조사들이 이 세금 혜택을 받으려면 관련 제안서를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 정부에 제출하고, 2026년까지 생산 공장을 완공해야 한다.
현대차는 일찌감치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생산 공장을 짓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 결과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시장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6월에는 자카르타 근처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 HLI그린파워도 준공, 인도네시아를 넘어 아세안 시장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여기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차 인도네시아 전기차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전기차를 비롯해 앞으로 나올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높은 상품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지닌 소형 전기 SUV 코나 EV로 제품군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가격은 5억루피아(약 4300만원)로 7억5400만루피아(약 6400만원)에 팔리는 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5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