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합병시 목적·반대의견 등 '이사회 의견서' 작성 의무화
비계열사간 합병 시 '합병가액 산식' 대신 외부평가로 산정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금융위원회는 기업 합병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합병제도의 글로벌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과 '증권의 발행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의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를 실시했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공시 강화 △외부평가제도 개선 △합병가액 산정규제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먼저 합병의 목적과 기대효과, 합병가액, 합병비율 등 거래조건의 적정성, 합병을 반대하는 이사의 의견 등이 담긴 이사회 의견서를 작성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간 합병 과정에서 외부평가기관이 객관적이고 내실있는 평가를 하도록 품질관리규정 마련을 의무화했다. 품질관리규정에는 △합병 관련 업무수행시 독립성·객관성·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사항 △이해상충가능성 검토와 기피 의무에 관한 사항 △미공개 정보의 이용금지 등 비밀유지에 관한 사항 △외부평가업무 품질관리규정 위반자에 대한 조치 등 내용이 담기게 되며, 이를 마련하지 않은 곳은 외부평가업무를 할 수 없다.
계열사끼리 합병할 때는 외부평가기관을 선정할 때 감사위원회 의결이나 감사의 동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했다.
끝으로 비계열사간 합병은 최근의 평균 종가를 토대로 기준시가를 산정하는 구체적인 합병가액 산식 대신 공시와 외부평가를 통해 합병가액을 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는 공시와 외부평가를 통해 합병가액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이나 계열사간 합병에 대해서는 대등한 당사자 간 거래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의 방식을 따르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경제·금융단체, 외부평가기관,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의 논의를 거쳐 마련했다"며 "기업 합병과정에서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합병제도의 글로벌 정합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3월 5일부터 4월 15일까지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가 이뤄지며,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3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