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너 마저···" 예금금리 3%대로 하락

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 평균 3.71%···사라진 4%대 시중은행과 불과 0.11%p 차이···예대금리차 감소 탓 "건전성 관리 위해 당분간 수신금리 인상 안해"

2024-03-05     정지수 기자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3%대로 하락했다. 줄곧 4%를 넘어섰던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떨어진 것은 고금리 상황에 대규모 적자를 맞은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낮춰 이자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전국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3.71%다.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4%를 넘어섰던 평균 예금금리가 올해 들어 다시 3%로 내려앉은 것이다.
 
현재 가장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은 CK‧NH(비대면)‧대백‧드림‧조은 저축은행으로, 12개월 정기예금상품에 4.00%의 금리를 제공한다. 
 
5대 저축은행을 보면 △웰컴저축은행이 3.85%로 가장 높았고, △OK저축은행 3.71%, △한국투자 3.7%, △SBI 3.6%, △페퍼 3.4%가 뒤를 이었다.
 
저축은행 업권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초까지만 해도 정기예금 금리를 3.9%로 제공했다. 같은 시기 웰컴저축은행은 4.10%를, OK‧페퍼‧한국투자는 각각 4.01%, 3.6%, 4.00%를 제공해 최근 몇달 새 0.2~0.3%p 금리가 하락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의 예금상품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하락하자,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이날 기준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의 금리는 3.60%로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와의 차이가 0.11%p에 불과했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1%p가량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며 고객을 유치한다.
 
이같은 상황의 원인으로는 저축은행 업권의 대규모 적자가 꼽힌다. 저축은행들은 2022년 말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덩달아 수신금리를 높였고, 고금리 특판 상품을 연이어 팔며 자금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예대 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급격히 줄었고 이자이익이 감소했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낮추면서 비용부담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저축은행 업권은 14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960억원)와 비교하면 순손실이 47.2% 급등한 수치다.
 
저축은행업계는 당분간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수신금리를 인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소 방안으로 충당금 적립 강화를 주문하고 있어 저축은행의 수신금리는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몸집을 줄이고 내실 강화에 힘쓰고 있는 모양"이라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한 당분간 수신금리를 낮추고 건전성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