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김영섭 KT 대표, 5G 시대 새 바람 이끌까

김 대표, 'AICT' 회사 전환···AI 3대 전략 추진 "통신 역량에 IT와 AI 더한 'AICT'회사로 거듭나겠다"

2024-03-06     이도경 기자
김영섭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AI(인공지능)・ICT(정보통신기술) 중심의 경영 비전을 발표하며 김 대표 색깔을 입힌 디지코(DIGICO) 전략에 공식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2030년 6G 상용화를 앞두고 KT가 AI 중심의 경영 전략을 제시함에 따라, 황창규 전 대표부터 이어져온 5G 시대의 KT 미래 방향성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영섭 대표는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현장에서 "KT의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더한 'AICT'회사로 거듭나겠다"며, ICT 전문 인력 채용과 사내 임직원 AI 리터러시 강화 프로그램 등 AI 내재화를 통해 KT의 DNA를 AI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겠다 밝혔다.

또 이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와의 개방형 파트너십 확대와 멀티 대규모 언어모델(LLM) 전략도 발표했다. 자체 초거대 AI '믿:음'과 오픈AI의 '챗GPT', 메타의 '라마'등과 함께 활용하는 LLM 전략 기반의 내부업무 혁신 플랫폼 '젠아이두(Gen.AIDU)'를 직접 개발하고 전사 적용한다.

김 대표는 취임 후 AI 사업을 중심으로 대략적인 비전을 비춰 왔으나, 지금과 같이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AI를 부각하고 있다고는 해도 기존 구현모 전 대표의 디지코 전략과 기본적인 방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김 대표의 입장이다.

구현모

디지코는 KT를 기존 보편적 통신사에서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구현모 전 대표의 전략이다. 구 전 대표는 취임 후 '디지코 KT'를 목표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계열사를 재편했다. 

또 기존 국내 통신과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중심의 체질을 신사업, B2B(기업 간 거래), 글로벌로 넓히기 위해 AICC(AI 컨택센터) 사업과 클라우드・IDC(인터넷 데이터센터) 분야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지난 2021년에는 AI GPU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HAC'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DX)를 도왔으며, 다음 해인 2022년에는 기존 클라우드・IDC 사업부를 분할해 신설 법인인 KT클라우드를 출범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KT의 영업이익은 구 전 대표 취임 전인 2019년 1조1595억원에서 2022년 1조6718억원으로 44.1% 증가했다.

김영섭 대표와 구현모 전 대표는 이미 시장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평가받는 통신 본업에서 한 발짝 벗어나 AI, 디지털이라는 신사업에 보다 집중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방향성에 대해 KT가 황창규 전 대표 시절 5G 서비스와 기가인터넷을 기반으로 견고한 통신 역량을 키워온 덕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황창규

세계 첫 5G 상용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황 전 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 후 KT의 새로운 비전으로 '기가토피아'를 제창하고 기가인터넷과 5G 사업에 집중했다. 취임 첫 해 10월 출시한 기가인터넷은 당시 기존 100Mpps 인터넷보다 최고 10배 빠른 1Gbs 속도를 제공했으며 출시 한 달만에 가입자 1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황 전 대표는 당시 '5G 전도사'로 불릴 만큼 5G 서비스 사용화에 공을 들인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018년 임기 중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2019년 GES(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화의)와 MWC 행사, 1월 다보스포럼 등 글로벌 대표 회담에서 5G 관련 연설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경영 성과 측면에서도 비록 취임 첫 해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며 매출액은 지속 하락했으나, 2015년 흑자 전환 후 2019년까지 5년 연속 영업일 1조 클럽에 가입하며 질적 성장을 이뤘다.

현재 KT는 김영섭 대표의 체제 아래 고객사의 AI 전환을 돕기 위해 △데이터 준비·학습·배포·운영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AI Ops(개발환경)', △생산성 향상을 위한 'AI 어시스턴트', △초거대 AI를 온디바이스로 확장해 제공하는 'AI 에이전트' 등 3대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영섭 대표는 "AICT 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고객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 수립부터 최적의 솔루션 제공 및 효율적인 운영관리까지 제공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로 고객의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겠다"며 "잘 하고 있는 분야에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더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