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감세·비과세 고소득층·대기업에 집중···"15.4조 깎아줘"
대기업 수혜 비중 21.6%···8년 만에 최대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윤석열 정부 들어 고소득층과 대기업들에 대한 세금 감면·비과세 정책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규모만 15조원을 웃돌았다.
11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연 소득 7800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혜택을 받는 조세지출이 15조4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조세지출이란 세금을 면제해주거나, 깎아주는 방식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숨은 보조금'으로 불린다.
고소득자 대상 조세지출은 2019~2021년 10조원 안팎에 머물렀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022년(12조5000억원) △2023년(14조6000억원, 전망치)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고소득자 조세지출 비중이 커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개인 조세지출 중 고소득자 수혜 비중은 2019∼2021년 당시 28~30%대였지만, 2022년 31.7%로 확대됐다. 이어 지난해는 34%, 올해는 33.4%로 예상되고 있다.
대기업 대상 조세지출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대기업 조세지출 수혜 비중은 2019~2021년 10~11% 수준이었지만, 2022년 16.5%로 수직상승한 바 있다.
이어 올해 기업 대상 조세지출 중 대기업 수혜분은 6조6000억원, 비중은 21.6%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지출 규모는 2조2000억원, 수혜 비중은 4.7%포인트(p)나 뛴다. 대기업 수혜 비중은 2016년(24.7%) 이후 가장 높다.
고소득자 수혜 비중이 상승한 배경으로 사회보험 가입률과 건강보험료율 상승이 꼽힌다. 고소득자일수록 보험료 공제 규모가 커진 셈이다. 특히 연구·개발(R&D) 및 투자세액공제는 투자 규모가 크고 세금도 많이 내는 대기업의 감면 비중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올해 조세지출 총액은 77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역대급 세수 감소 영향으로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조세지출까지 증가가 예상된 셈이다.
여기에 최근 총선을 앞두고 잇따라 고소득자·대기업 중심의 감세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요소다. 세수중립 등 조세 원칙이 훼손되고 있을 뿐더러, 내년 재정 상황도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정부는 내년 시행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기 위해 다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상장주식 양도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등 고액 주식투자자들이 대거 과세망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