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보고서③] 험난한 '라스트마일'···물가둔화 추세에도 불확실성 상존

물가상승률, 2월 3.1%로 반등···기대인플레·근원물가 정체 "연말 2% 초반대 전망···원자재 가격, 중동리스크 등 변수"

2024-03-14     신민호 기자
서울의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물가상승률이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돼 올해 말 2%초반까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변동성이 큰 국제 원자재 가격이나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물가안정기로 진입하는 '라스트마일(last mile)'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14일 한국은행은 '2024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돼 연말에는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앞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 3.1%로, 전월 대비 0.3%포인트(p)나 반등했다. 국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3.8%) 정점을 찍은 뒤 꾸준한 둔화흐름을 보이며 올해 1월엔 2.8%까지 둔화됐다. 그러나 한달 만에 반등해, 3%대로 복귀한 상황이다.

현 시점의 인플레이션 국면을 과거 물가안정기 전환시의 특징과 비교해보면, 먼저 물가의 부문간 파급 측면에서 일부 품목의 가격상승이 여타 품목으로 파급되는 정도가 줄어들고 있다. 다만 아직 일부 품목의 가격 조정이 전체 인플레이션 분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다.

물가기대 측면에서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둔화 추세를 보였지만,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반인의 물가수준에 대한 인식(perception)이 아직 3%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으며,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2%)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아직 과거보다 낮은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이 기조적 물가지표인 근원물가 상승률에 수렴하는 단계라고 판단하기도 아직 이르다. 지난 2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2.5%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헤드라인 물가상승률과 격차는 0.6%p로 벌어졌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변동성이 큰 국제 원자재 가격의 특성이나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 공급충격으로 물가상승률이 근원인플레이션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며 "이에 더해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섣부른 긴축기조 선회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에 부채 증가와 위험쏠림의 시그널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 점에 유념해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 동안 이어가되, 다양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