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적 FOMC가 촉발한 약달러···환율, 하루새 17.4원 하락

원·달러 환율 1322.4원 마감···달러인덱스 102선 후퇴

2024-03-21     신민호 기자
21일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7원 넘게 하락하며, 1320원대로 떨어졌다. 견조한 경기·물가지표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이 유지된 것이 시장 내 위험선호심리를 확산시켰다는 진단이다. 직후 미국채 금리와 달러가 동반 약세를 보였고, 국내 증시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급등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7.4원 내린 달러당 1322.4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1317.6원) 이후 5거래일 만에 최저치로, 장중 1321.9원까지 하락하는 내림세를 보였다.

이같은 하락세의 주재료는 예상보다 완화적인 FOMC다. 전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5회 연속 동결한데 이어, 점도표를 통한 연내 금리인하 횟수 전망을 3회(75bp)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앞서 시장이 견조한 물가 상승세와 경기 회복세를 근거로, 연준이 금리인하 횟수를 2회(50bp)로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점이다.

실제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0.7%포인트(p)나 상향했으며, 실업률은 4%로 0.1%p 내렸다. 또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헤드라인 전망치는 유지했지만, 근원 PCE 상승률을 2.6%로 0.2%p 상향했다.

이렇듯 성장과 물가 전망이 모두 상향됐음에도 연준이 목표금리를 유지하자, 6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부상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금리인하(25bp) 전망치는 72%로, 하루새 16.4%p나 상승했다.

시장내 위험선호심리도 크게 확대됐다. 전일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0.89~1.25% 상승,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채 금리는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으며, FOMC 직전 103.78선까지 올랐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2.93선까지 떨어졌다.

엔화 강세도 영향을 미쳤다. 달러·엔 환율은 마이너스금리 해제에도 전일 151.8엔까지 상승(절하)했지만, 미국채 금리 하락과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장중 150.3엔선까지 하락(절상)했다.

국내증시 역시 살아났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754.86으로 전장 대비 2.41%나 상승했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조878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도 904.29로 마감, 하루새 1.44%나 올랐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경제상황이 좋고 물가둔화속도가 더뎌지면서, 이번 FOMC에서 금리인하 횟수가 2회로 줄 것이란 전망이 선반영됐었다"며 "그러나 3회 인하 전망이 유지되는 등 FOMC가 도비시(통화완화 선호)하게 평가되면서 시장내 위험선호심리가 열렸다. 국내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크게 유입된 것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