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Z플립6에 엑시노스 등장이라"···삼성, 모바일AP 자신감 찾았나
폴더블 최초 엑시노스 탑재 가능성 제기 원가 절감, 모바일AP 경쟁력 확대 기대 브랜드 이미지 따른 판매량 변동 '변수'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갤럭시Z플립6에 시리즈 최초로 엑시노스 칩을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원가를 절감하고 삼성 모바일 AP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자칫 소비자 신뢰에 악영향을 줄 우려도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IT팁스터 레베그너스는 최근 자신의 SNS에 "올해 갤럭시Z플립6에 엑시노스가 들어가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Z플립6에 엑시노스2400이 탑재된다면 시리즈 중 처음으로 엑시노스를 탑재한 폴더블폰이 된다. Z플립 전작은 모두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탑재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기 모바일AP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고 폴더블폰의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엑시노스를 탑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엑시노스는 2022년까지 갤럭시 스마트폰 일부 모델에 탑재됐으나 2022년 갤럭시S22에서 게이밍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듬해 갤럭시S23 시리즈에서는 퇴출된 바 있다.
엑시노스 퇴출 이후 1년만인 올해 초 갤럭시S24 출시와 함께 엑시노스2400이 기본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 탑재됐으며 울트라 모델에는 스냅드래곤8 3세대가 탑재됐다. 다만 일부 국가에서는 전 모델에 스냅드래곤8 3세대가 탑재됐다.
삼성전자가 Z플립6에 엑시노스2400을 탑재한다면 원가 절감을 꾀할 수 있다. 특히 Z플립 시리즈는 출시 이후부터 꾸준히 가격이 올라 소비자의 심리적 한계선을 넘을 수 있다. 지난해 출시한 Z플립5는 국내에서 256GB 기준 139만9200원으로 출고가가 책정됐다. 이어 Z플립4는 135만3000원, Z플립3은 125만4000원으로 출시 후 가격이 꾸준히 인상돼왔다.
'갤럭시 AI'의 탑재와 함께 카메라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혁신 기능이 예상되는 만큼 부품가격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엑시노스 2400을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IT매체 WCCF에 따르면 스냅드래곤8 3세대의 부품가격은 160달러로 알려졌다. 엑시노스2400의 구체적인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100달러 내외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엑시노스를 앞세워 모바일 AP 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미디어텍, 퀄컴 등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자사 휴대폰을 통해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모바일 AP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미디어텍이 33%로 1위, 퀄컴이 28%로 2위에 어물렀다. 삼성전자는 애플(18%), UNISOC(13%)에 이어 5% 점유율로 5위를 차지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퀄컴이 40%로 1위, 애플이 31%로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미디어텍(15%)에 이어 7% 점유율로 4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중저가 라인업을 중심으로 엑시노스를 탑재하며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GOS 논란을 딛고 성능 향상을 꾀하는 만큼 플래그쉽 모델에 탑재해 이미지 반등을 꾀하고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Z플립6이 폴더블폰의 핵심 모델인 만큼 엑시노스2400 탑재가 자칫 판매량을 감소시킬 우려도 있다. 올해 초 갤럭시S24 시리즈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력 제품이 아닌 기본·플러스 모델에 엑시노스2400이 탑재됐다. 그러나 Z플립 시리즈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전체 판매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Z플립이 부진하게 되면 자칫 폴더블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올해 초 긱벤치6 벤치마크 테스트에 따르면 엑시노스2400을 탑재한 갤럭시S24는 싱글코어 2131점, 멀티코어 6785점을 기록했다. 플러스 모델은 싱글코어 2139점·멀티코어 6634점이다. 반면 스냅드래곤8 3세대를 탑재한 갤럭시S24 울트라 모델은 싱글코어 2289점, 멀티 코어 7123점 수준이다. 스냅드래곤8 3세대와 엑시노스2400의 성능 차이가 큰 편은 아니지만, 스냅드래곤8 3세대보다 낮은 점수인 점은 분명하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400 출시 당시 발열 개선과 전력 소비 효율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힌 만큼 이 부분은 전작보다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운용 속도나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상대적으로 느리다면 소비자들은 성능 개선을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폴더블폰은 바(bar)형 스마트폰과 달리 외부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다양한 멀티태스킹 기능을 선보일 수 있다. 삼성전자도 이를 고려해 폴더블에 특화된 새로운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할 수도 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오는 7월 공개가 예상되는 갤럭시Z플립6은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패널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외부 디스플레이가 다소 커졌으며 힌지(접히는 부분)와 내부 레이아웃 일부가 개선될 전망이다. 또 냉각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고 12GB 램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