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쇼크에 원·달러 환율 1365원···1년 5개월 만에 최대치
환율 1365.0원, 10.1원↑···달러인덱스 105 돌파 美 CPI 3.5%, 근원 CPI 3.8%···시장예상치 상회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65원까지 급등, 1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예상을 웃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야기한 강달러 충격에, 심리적 저항선 레벨을 뚫어버렸다는 진단이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0.1원 오른 달러당 1365.0원에 개장했다. 이는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2022년 11월 10일(1378.5원, 고가)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해당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견조한 물가상승률이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0.3%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9월(3.7%) 이후 반년 만에 최대치다. 시장 예상치(3.4%)도 웃돈다.
이뿐만 아니라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3.8%를 유지, 시장 전망(3.7%)을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헤드라인과 근원 CPI 모두 0.4%씩 상승, 예상치(각 0.3%)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이 같은 물가 서프라이즈에 시장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급격히 약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81.3%로 전일(42.6%)의 두배 가량 뛰어올랐다. 7월 동결가능성도 55.3%로 전장(25%)과 비교해 두배 이상 올랐다. 가장 유력한 금리인하 시점은 오는 9월(-25bp, 45.4%)까지 후퇴한 상태다.
시장 역시 흔들렸다. CPI 발표 직전 4.34%선을 유지했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4.54%까지 상승했으며,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4.72%선에서 4.973%까지 상승했다. 특히 CPI 발표전 104.05선까지 떨어졌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5선을 돌파하는 등 시장내 위험선호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평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 CPI는 연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남은 미련을 완전히 끊어버렸고, 달러지수 급등을 도출했다"며 "실제 NDF 종가는 1360원을 상회, 2차 저항선까지 갭업했다. 오늘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및 환율 상승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당국 경계감, 수출 네고와 중공업 환헤지 등 수급부담은 상단을 지지한다"며 "증시 외국인 순매도와 역내외 저가매수 유입에 상승압력이 우위를 보이겠지만, 당국 미세조정과 이월 네고 유입에 일부 상쇄돼 1360원 초중반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