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배상액'에도 KB금융 1분기 '1조클럽' 달성
1분기 당기순이익 1조491억원···전년比 30.5%↓ ELS 배상액 8620억원 인식···이자이익 11.6%↑ 은행 순익 절반 급감···'양호' 비은행이 뒷받침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금융그룹이 9000억원에 육박하는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액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0.5% 감소했지만 '1조 클럽' 유지에는 성공했다. 은행 순이익이 절반 가량 급감한 가운데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모두 증가하면서 그룹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1조4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1조5087억원) 대비 30.5% 감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실적 감소는 홍콩ELS 관련 고객 배상액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인식하면서 영업외손실이 대폭 확대된 데 따른다.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962억원이었던 영업외손실은 올해 1분기 -9480억원으로 확대됐다. 국민은행의 홍콩ELS 판매잔액은 7조8000억원으로 주요 판매사들 가운데 가장 많이 팔았다.
홍콩ELS 배상액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5929억원 수준이다. 또 그룹의 총 영업이익은 4조412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745억원) 대비 0.9% 늘었고 증권, 손해보험, 카드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도 개선되는 등 견고한 이익체력을 유지했다고 KB금융 측은 전했다.
실제 그룹의 핵심 이익인 순이자이익은 올해 1분기 3조151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조8239억원)에 견줘 11.6%(327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 대출 평균잔액이 5.2% 증가했고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1분기 그룹 NIM은 2.11%, 은행 NIM은 1.87%를 기록, 전분기 대비 각각 3bp(1bp=0.01%p), 4bp 상승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 NIM은 카드 조달비용 증가에도 카드 금융자산 수익률 개선 노력과 은행 저원가성 예금 증가, 정기예금 등 예부적금 비용률 하락 등에 힘입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순수수료이익은 9901억원으로 8.3% 증가했다. ELS 판매 중지 등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브로커리지 수수료 및 투자은행(IB)부문 성과에 힘입어 증권업 수입수수료가 확대됐고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신용카드 수수료이익도 증가한 결과다.
1분기 기타영업손익은 2704억원으로 전년 동기(6366억원)보다 57.5% 감소했다. 시장금리 변동,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외환 관련 실적이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같은 기간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4284억원으로, 지난해 선제적 추가 충당금 적립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2398억원, 전분기 대비 9498억원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전입비율(Credit Cost)은 0.38%로 안정적 수준을 기록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3월 말 0.63%로 전년 동기 대비 0.2%p(포인트), 전분기 대비로는 0.06%p 각각 상승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158.7%를 기록했다.
아울러 1분기 주당 현금배당금은 784원으로 결의했다. KB금융은 올해부터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주당 현금배당금은 배당총액(분기별 3000억원·연간 1조2000억원 수준)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연간 총 배당액으로 1조2000억원 수준을 유지 또는 확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배당성향은 이익 규모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매년 이익규모에 따라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면 배당총액이 동일하더라도 주당배당금은 자연 상승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주주환원 정책을 일관되게 시행해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별 세부 실적을 보면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3895억원으로 홍콩ELS 손실배상 영향으로 전년 동기(9315억원) 대비 58.2% 급감했다. 3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344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0.6%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주택자금대출 중심으로 소폭 성장, 전년 말 대비 0.4%(6950억원) 늘었고,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대기업·중소기업대출의 고른 성장으로 0.7%(1조4000억원) 증가했다.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0.25%, NPL비율은 0.33%로 전년 말 대비 각각 0.03%p, 0.02%p 상승했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208.2% 수준을 유지,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손실흡수력을 충실히 확보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KB증권은 전년 동기(1406억원) 대비 40.8% 증가한 19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정부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 및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 기대감에 따른 개인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확대되고 리테일 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KB손해보험은 15.1% 늘어난 29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을 중심으로 손해율이 큰 폭으로 개선된 가운데 계약서비스마진(CSM) 증가로 보험영업손익이 증가했다. 1분기 원수보험료(IFRS4 기준)는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3조4229억원을 달성했고 CSM은 약 8조9030억원으로 8.7% 늘었다. 1분기 손해율(IFRS4 기준)은 80.8%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9%p 하락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3.1%p 상승했으나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손해율이 각각 6.0%p, 1.8%p 줄었다.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6% 늘었다. 조달비용 상승 등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악화했지만 유실적회원 성장 및 모집·마케팅 등 주요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해 이익창출력을 강화했다.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1.31%, NPL비율은 1.36%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28%p, 0.30%p 상승했다.
KB라이프의 1분기 당기순이익(개별기준)은 1034억원으로 전분기(-228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다. 신계약비의 효율적 관리 등을 통해 손익 구조가 개선되면서 보험손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호적 시장환경과 보유채권 교체 등 수익률 관리를 통해 추가 투자손익을 확보했다. 신계약연납화보험료(APE)는 2046억원으로 보장성보험이 724억원 감소했으나 연금보험이 1419억원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62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