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재점화된 금리인하 낙관론···중동 리스크 변수
美 비농업 고용 17.5만명, 예상치 하회···9월 금리인하론 재점화 달러인덱스 105선 하향 이탈···엔화 등 주요국 통화 일제히 반등 예상밴드 1330~1370원···중동리스크와 호주·영국 금리결정 변수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로 내려앉았다. 예상보다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이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어, 미국의 고용지표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9월 인하론이 재점화됐으며, 달러 가치는 급격한 약세 흐름을 보인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7~10일)은 1350원대에서 추세적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요국 통화가 일제히 강세로 전환한 데다, 시장내 위험선호심리가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다만 중동지역 휴전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은 환율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6.3원 내린 달러당 1356.5원에 개장했다. 이는 장중 1352.9원까지 떨어졌던 지난달 9일 이후 한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79.0원으로 출발해 1362.8원으로 추세적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3일 하루 만에 13.1원이나 떨어지며, 지난달 9일(1354.9원, 종가) 이후 약 한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재점화된 낙관론으로 요약된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비농업 고용이 17만5000명을 기록, 예상치(23만8000명)를 크게 하회했다. 이뿐만 아니라 실업률도 3.9%로, 시장 예상(3.8%)을 상회했다.
해당 발표 직후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 부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가장 유력한 금리인하시점이 기존 11월에서 9월(47.6%)로 다시 당겨졌다. 가장 유력한 연내 인하횟수도 1회에서 2회(35.8%)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이달 1일 5%를 돌파했던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현재 4.833%까지 하락했으며, 10년물 금리 또한 4.5%를 하향 이탈했다. 이달 초 106선을 돌파했던 달러인덱스 또한 현재 104.95선까지 후퇴한 상태다.
이 같은 급격한 달러 약세에 주요국 통화가 일제히 반등했다. 최근 달러당 7.25위안 수준을 유지했던 위안화 가치는 주말 중 7.2위안을 하향 이탈하는 강세를 보였다. 최근 달러당 160엔선을 웃돌았던 달러·엔 환율도 주말 중 153엔선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달러인덱스의 57.6%를 차지한 유로의 가치가 1.076달러선을 회복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는 달러 약세 외에도 유로존의 1분기 경제성장률(0.3%)이 플러스 전환하며, 기술적 경기침체 우려를 벗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주 예정된 주요 이벤트 중 눈여겨 볼 부분은 호주중앙은행(RBA)과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회의다. 통상 RBA는 주요국 중앙은행 중 선제적으로 통화정책을 조정해왔다는 점에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결정 가늠자로도 불린다.
다만 예상을 웃돈 호주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금리 동결이 유력해보이며, 달러 약세 흐름을 뒷받침 할 것으로 예상된다. BOE 역시 동결이 유력하다.
중동리스크 역시 변수다. 지난 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카타르의 휴전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 측이 거부하는 양상을 보이면서다. 현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공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며, 이로 인해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물이 전장 대비 0.47% 상승하는 등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종합하면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주요 이벤트가 마무리된 가운데, 달러 약세 흐름 속 추세적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주요국 통화 강세 흐름이 이를 지지하는 형국인 가운데, 특히 엔화 가치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밖에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휴전 협정 등으로 인한 유가 추이 역시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번주 환율 예상밴드는 1330~1370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35~1375원
비둘기파적인 FOMC에 이어 미국 고용지표 둔화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확대됐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하락압력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홍콩 항셍 지수가 강하게 반등하면서 위안화 강세가 더해지는 등 지난달 취약했던 시장 심리가 다소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달러화 하향 안정이 가능해 보인다.
다만 중동지역 휴전협상 난항으로 인한 위험회피심리는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중 큰 경제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RBA와 BOE에서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한다면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 1350~1365원
미국 쪽 고용이 약하게 나오면서, 달러 강세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커졌다. 다만 미국이 당장 금리를 내릴 것이 아닌데다, 주말간 불거진 중동리스크 등으로 환율이 더 내려가긴 어려워 보인다.
중동리스크를 계속 봐야하겠지만 이번주 미국 쪽 주요 이벤트가 부재한 데다, 다음주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어 관망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환율이 현재 레인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 같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330~1370원
FOMC와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넘기면서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 분위기가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달러 추가 하락 혹은 엔화 추가 강세보다는 제한적 등락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관련해 미국채 금리의 추가 하락이나 이스라엘-하마스간 휴전협정 결과에 따른 유가 추이 등이 변수 역할을 할 것이다. 결렬 가능성이 커진 이스라엘-하마스간 휴전 협정 결과를 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