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서 '훨훨'···기아 '뒷걸음질'
16만307대, 8.5%↑···크레타·엑스터 투톱 소넷 홀로 고군분투, 하반기 새 SUV 투입 지속 성장 위해 2026년 하이브리드차 출시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1분기 세계 3위 자동차 시장 인도에서 엇갈린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일본의 자동차 시장 조사 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인도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한 16만307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0.4%포인트 감소한 14.1%, 판매 순위는 변동 없이 4위였다.
차종별 판매 대수는 해치백·세단이 21.6% 줄어든 5만5225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36.1% 늘어난 10만5082대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소형 SUV 크레타(4만4946대, 13.8%↑)였고, 소형 SUV 베뉴(3만378대, 1.2%↓), 경소형 SUV 엑스터(2만4286대) 등이 뒤를 이었다. 이중 경소형 SUV 엑스터는 지난해 5월 출시된 인도 전략 차량으로, 2024 인도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경소형 SUV 엑스터와 더불어 올 초 신차급 부분변경을 단행한 소형 SUV 크레타가 수요를 흡수하면서 판매가 늘었다"며 "SUV 수요가 많은 현지 시장 특성을 고려한 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인도특허청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현대차가 경형 SUV 캐스퍼 상표를 등록했다고 밝혔다. 현지 업계는 차체 크기를 고려했을 때 캐스퍼가 올 들어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경차 그랜드 i10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랜드 i10은 1월 6865대(21.6%↓), 2월 4947대(48.6%↓), 3월 5034대(45.8%↓)를 보이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아는 올 1~3월 인도에서 지난해보다 12.5% 감소한 6만5369대를 팔았다. 시장 점유율은 1.6%포인트 줄어든 5.7%다. 판매 순위는 1계단 하락한 6위. 차종별 판매 대수는 SUV가 5.4% 감소한 4만9952대, 다목적차량(MPV)가 29.6% 줄어든 1만5417대다.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소형 SUV 소넷이었다. 이 차량은 5.7% 증가한 2만9382대 팔리며 전 제품 가운데 홀로 성장했다. 동급의 셀토스는 17.8% 감소한 2만568대, 준중형 MPV 카렌스는 29.6% 줄어든 1만5417대, 중형 전기 SUV EV6는 2대가 팔렸다.
기아는 마힌드라 XUV 3XO 등 새롭게 등장한 소형 SUV으로 수요가 분산된 것으로 보고, 픽업 앤 드롭 등을 제공하는 애프터 서비스 강화와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로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 현대차 엑스터 동급 모델인 '시로스'를 선보여 판매 대수는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샤크티 우파디야이 기아인도법인 마케팅 책임자는 최근 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그들의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 기아는 인도 시장 지속 성장의 틀을 마련하고자 하이브리드차를 필두로 한 전동화 전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대차 측은 "충전 기반시설 확충 등 전기차 판매 본격화 전까지 하이브리드차 판매에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현재 인도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이 꽉 잡고 있다. 현대차, 기아는 이르면 2026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단 소형 SUV를 출시해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