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 없는 제네시스, 고급차 본고장 유럽서 고전

올 1~4월 659대 판매, 35.7%↓···전기차 수요 감소 주원인 내년 출시 목표 GV70 기반 고효율 하이브리드차 개발 중 판매 확대 위해 소비자 접점 넓은 대리점 판매도 시작

2024-05-20     문영재 기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고급차 본고장 유럽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하이브리드차 부재가 원인으로 꼽힌다. 제네시스는 경쟁력 있는 하이브리드차 출시와 소비자 접점 확대를 통해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유럽 시장에서 65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7% 줄었다. 국가별로는 영국 316대(31.3%↓), 독일 217대(31.2%↓), 스위스 126대(26.7%↓)였다. 현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GV60, GV70 EV, G80 EV 등 전기 차종 수요가 감소한 점, 증가세인 하이브리드차 수요에 대응할 만한 차종이 없다는 점이 전체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영국자동차제조무역협회(SMMT)와 독일연방자동차운송청(KBA)이 발표한 친환경차 판매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영국·독일 시장 전기차 합산 판매는 21만804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반면, 하이브리드차 합산 판매는 43만7881대로 16.9% 증가했다. 스위스자동차수입협회(AS)는 친환경차 판매량을 분류해 공개하지 않았다.

이처럼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자 제네시스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고효율 하이브리드차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차는 GV70 기반이고, 전기로만 1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지 kfz베리프도 "작년 제네시스의 유럽 판매 절반은 전기차인 것으로 조사됐으나, 올해는 그렇지 않다. 하이브리드차 추가 등 제품군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네시스 측은 "신차 개발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유럽 시장 입지 강화를 위해 인재 영입과 고객 접점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제네시스는 올 2월 BMW그룹에서 디지털마케팅·미디어·혁신 등을 담당한 요르그 포겐폴을 영입해 새 마케팅·홍보 책임자로 앉혔다. 유럽 고급차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의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 브랜드 경쟁력 강화하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로렌스 해밀턴 제네시스 유럽 총괄은 "포겐폴은 광범위한 경험과 전략적 사고방식이 가능한 인재다. 브랜드 경쟁력 강화는 물론 미래 전략 실행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리점 판매도 시작했다. 제네시스는 그간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한다는 이유로 직접 판매 방식을 고수했지만, 소비자 접점이 넓지 않아 판매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지난해부터 딜러사를 모집해 현재 영국과 독일에서 10개 이상의 딜러사를 확보했다. 제네시스는 "고객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결정이다. 딜러 네트워크는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