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오더' 전문 브랜드도···패션업계, 재고·가격 낮추기 기대
할인 혜택과 사은품, 빨리 품절되는 상품 선점 가능 최소 2주에서 최대 몇 개월가량 소요되는 단점 있어 아떼 바네사브루노·키디키디·W컨셉·29CM·머스트잇 등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패션업계에서 '선주문 후제작' 시스템인 '프리오더(pre-order)'를 강화하고 있다. 급기야 프리오더 전문 브랜드를 만드는 사례도 나온다.
프리오더란 Pre(미리)+Order(주문)로 패션업체가 입점 브랜드와 협의를 통해 아직 발매되지 않거나 다음 시즌 출시 예정인 상품에 대해 미리 주문을 받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프리오더를 이용하면 최소 2주에서 최대 몇 개월 가량 소요되는 단점이 있음에도 일부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프리오더로 주문하면 잊을만하면 도착한다', '기다리는거 지치지만 옷이 예뻐서 안시킬 수가 없다', '바로 받아서 입어보고 싶은데 아쉽다' 등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프리오더를 이용하면 기업은 생산량을 미리 알고 파악할 수 있어 재고 부담이 덜고 소비자는 할인 혜택이나 사은품 등을 받고 빨리 품절이 되는 제품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F의 아떼 바네사브루노는 '르봉 백 라인 3종'을 무신사와 W컨셉에서 프리오더 선출시를 진행했다. F&F의 MLB KOREA는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기념해 출시한 'MLB 언스트럭쳐 볼캡 한글 로고와 듀얼 로고 2종' 모자의 온라인 프리오더 수량이 전량 매진되자 자사몰에 공식 출시했다. 유아용품·유아복 전문 브랜드 '유비맘'은 자사몰에서 청자켓, 조거 팬츠 등이 포함된 '2024 S/S 유아복 프리오더'를 진행했다.
이랜드월드의 키디키디는 올해 1분기 주문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늘었다. 프리오더로 주문 시 5~1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상품 수령까지 평균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또한 아동복 브랜드 '무누'의 프리오더 전문 브랜드를 만들며 프리오더 확대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의 W컨셉은 2019년부터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에 프리오더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최근 3개월간 프리오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고 동기간 주문 건수가 20% 증가했다. 의류, 가방, 신발 등 상품군도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다. 프리오더를 이용하는 주 고객층은 2030대로 전체 구매 고객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무신사의 29CM는 입점 브랜드의 인기 상품 90여 가지를 새 시즌에 앞서 할인된 가격으로 미리 구매할 수 있는 프리오더 기획전을 진행했다. 머스트잇은 지난 2022년 인기 명품 브랜드부터 국내 마니아층이 있는 신생 브랜드까지 판매하는 프리오더를 선보였다.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프리오더는 최근 계속된 실적 하락, 재고 등으로 악순환 중인 패션업체들이 매출 상승을 견인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상품 수령까지 오래 걸리지만 계절과 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