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중처법, 산재 감소효과 적어···50인 미만 사업장 완화해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경영계 건의서 정부 제출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정부와 22대 국회에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50인 미만 사업장 의무부담 완화를 지속 요구했다. 경총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경영계 건의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경총은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시행된지 2년이 넘게 경과했음에도 뚜렷한 산재감소 효과가 확인되지 않고 불명확한 규정으로 인한 현장 혼란과 경영활동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며 "올해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중처법이 전면 적용된 상황에서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으면 과도한 처벌만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중처법의 합리적 보완을 위해 정부도 시행령 개정을 적극 추진하고 제22대 국회에서 법률 개정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중처법 준수를 완료하지 못한 50인 미만 사업장의 실태를 고려해 정부 지원을 통해 이행이 충분히 가능하며 산재예방에 실효적인 의무사항만 적용하고 나머지 규정은 적용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달 23일 실시한 설문조사 중 50인 미만 응답기업의 77%가 여전히 중처법 의무 준수를 완료하지 못했고 미완료 이유로 전문인력 부족, 너무 많은 의무 사항과 요구수준이라고 답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조치 명확화와 관련해 △모호한 표현으로 인해 수사기관 및 법원의 자의적 법 해석·집행을 유발할 수 있는 문구(필요한, 충실히 등) 삭제 △예산 편성·집행, 수급업체 평가 등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상 의무와 유사한 제도에 대한 갈음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안전·보건 관계 법령’이 불명확해 현장 혼선과 과도한 서류작업 등 부작용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관계 법령의 범위를 5개 법률로 특정하여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의 경영책임자가 이수해야 하는 교육 시간을 기존 20시간에서 12시간으로 완화하고 산안법에 따라 이미 공표된 중대산업재해는 중복 공표되지 않도록 단서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기정 경총 총괄전무는 "중처법은 제정 당시부터 위헌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현재 헌법소원 청구까지 진행됐다"며 "사업장 우려 해소와 중소·영세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가 시행령부터라도 조속히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