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서 날았다'···두산밥캣, 매출액 기준 글로벌 톱10 진입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두산밥캣이 전 세계 건설기계 기업 매출액 순위 10위에 올랐다. 과거 구조조정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를 HD현대에 매각한 지 3년 만에 잃어버렸던 건설기계 부문 명성을 되찾은 셈이다. 뿐만 아니라 건설기계용 유압 부품 전문 기업 모트롤 인수까지 결정하면서 외형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3일 영국 건설기계 분야 전문조사기관 KHL이 발표한 전 세계 건설기계 기업 순위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 세계 10위로 전년 대비 1계단 상승했다. 점유율은 3.1%로 전년 2.9%보다 0.2%포인트 늘었다.

두산밥캣은 모회사인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를 HD현대에 매각한 뒤 두산밥캣 단일 기업으로 건설기계 사업을 이어갔다. 한때 세계 6위(두산인프라코어 합산)까지 올랐던 점유율은 2022년 14위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다 작년부터 북미 건설기계 시장이 기반시설 투자 정책으로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두산밥캣 북미 매출은 55억6100만달러(약 7조7000억원)로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원을 넘겼다.

두산밥캣은 올해 북미를 넘어 신흥국으로 시장을 다변화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기반시설 투자 수요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다. 이를 위해 최근 인도 첸나이 공장에 미니 굴착기 생산 라인을 준공하며 세계 3위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해 2028년에는 연간 8900만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지난해 인도법인 판매량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유랍 부품 전문 기업 모트롤도 인수하기로 했다. 두산밥캣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모트롤을 246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모트롤은 건설장비의 핵심인 유압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경남 창원과 중국 장쑤성 장인 공장에서 유압모터, 펌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완전 전동화에 대비해 전기적으로 장비를 구동·제어하는 ‘E-드라이브’를 개발하고 있다.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은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과 기술을 갖춘 두산밥캣과 모트롤이 수직적 결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동시에 외부 물량 확대로 모트롤의 외형 확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