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쿠키런: 모험의 탑', 대체제 없는 웰메이드 모바일 액션
쉬운 조작 내 숨겨진 '손맛'···흥미로운 던전, 개성있는 쿠키 '눈길' 쿠키 별 역할 부여로 보스전 협력 재미 높여···BM은 '약간 매운 맛'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데브시스터즈가 올해 15주년을 맞은 쿠키런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새 도전에 나선다.
오는 26일 정식 출시되는 데브시스터즈의 3D 던전 액션 게임 '쿠키런: 모험의 탑'이 정식 출시 1주일을 앞두고 사전 예약자 200만명을 돌파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쿠키런: 모험의 탑'은 쿠키 고유의 전투 능력과 속성을 활용, 다양한 기믹과 몬스터로 가득한 '팬케이크 타워'를 오르는 모험을 담았다. 쿠키런 모바일 시리츠 최초로 3D 모델링이 적용됐으며, 자동 전투 없는 100% 실시간 조작이 특징이다. 이에 직접 체험해봤다.
◇ 다시 만난 '쿠키런: 모험의 탑'···흥미로운 던전과 개성있는 쿠키 '눈길'= 사실 기자가 이 게임을 체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미디어 시연회를 통해 짧게나마 '쿠키런: 모험의 탑'을 플레이했으나, 당시에는 잦은 오류와 다소 지루한 진행으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다시 만난 모험의 탑을 보고서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촉박하게 진행됐던 시연회와 비교해 체험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직접 헤쳐나가는 던전 기믹과 쿠키들의 개성이 꽤나 흥미진진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필드 분위기에 맞춘 던전 기믹이다. 초반 튜토리얼에 가까운 '빵그레 젤리숲'에서는 선풍기 바람에 날아가는 쿠키를 움직여 바닥 가시를 피한다거나, 2막과 3막인 '땅콩바람 황야', '콩땅콩땅 마을'에서는 떨어지는 오크통과 스나이퍼의 저격을 피해 다음 구역으로 이동해야하는 식이다.
이러한 기믹은 플레이어의 반응 속도에 크게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캐릭터의 이동 속도에 맞춰 절묘한 타이밍에 통과할 수 있도록 배치됐기 때문에 큰 스트레스 없이 긴장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곳곳에 숨겨진 루트를 파헤치는 것으로 추가 보상을 얻을 수 있게 한 것 역시 선형적 방식에서 벗어나 던전을 직접 탐험하는 듯한 재미를 준다.
◇ 쉬운 조작 내 숨겨진 '손맛'···보스전 협력 재미 높여= 조작은 이동 외 기본 공격, 대쉬, 스킬, 궁극기 네 가지로 이뤄져 크게 복잡하지 않으나, 쿠키들이 저마다의 '딜 사이클'을 가지기 때문에 적은 버튼 수로도 뛰어난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첫 픽업 캐릭터로 선정된 듯한 '크림소다맛 쿠키'는 스킬 공격 후 기본 공격이 강화되는 패시브와 최대 3회 연속 사용 가능한 '스파클링 러시' 스킬을 적극 활용해 짧은 시간 내 최대한 많은 데미지를 누적시키는 것이 핵심이며, 원거리 딜러인 '호밀맛 쿠키'는 기본 공격 시 탄환을 소모해 재장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장전 직후 첫 공격에 맞은 적에 치명타 피해 증가 디버프를 걸고 연사 스킬인 '호밀의 방식'으로 큰 데미지를 누적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스테이지 혹은 레이드 보스 역시 소위 말하는 '딜찍누(딜로 찍어 누르는 것)'가 아닌, 패턴을 피하고 딜 타이밍에 많은 데미지를 누적해야만 클리어가 가능하다. 수동 조작에 목마른 RPG 유저들에게는 반가운 방식이다.
특히 레이드 보스의 경우 아군을 회복하면서 동시에 피해량 증가 버프를 걸어주는 '캐모마일맛 쿠키', 차지 공격을 통해 주위 아군에게 보호막을 걸어 큰 피해를 예방하는 '크러쉬드페퍼맛 쿠키' 등 각자의 역할군을 가진 쿠키들을 통해 협력의 재미를 높이기도 했다.
◇ 대체제 없는 웰메이드 액션 모바일 게임···데브시스터즈 '새 역사' 기대= 확률형 아이템 등 사업 모델(BM)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여러 조각을 모아야 하나의 쿠키로 취급되는 '영혼석'을 제외하면 실제 에픽 등급 쿠키 획득 확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전용 장비에 해당하는 '아티팩트' 역시 같은 확률로, '맹독성 BM'이라 불릴 수준은 아니지만 원하는 쿠키와 이에 맞는 전용 장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꽤나 큰 '성의'를 보여야 한다.
통상 파티에 사용하는 쿠키가 세 종류나 된단 사실은 이러한 점을 더욱 부각시킨다. 베타 테스트 피드백을 통해 쿠키와 아티팩트 뽑기가 분리됐고 쿠키 육성에 필수적인 장비 아이템의 경우 협력 레이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위안이지만, 레어 등급 쿠키만으로는 고난이도 레이드나 높은 단계의 성장 던전에 도전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편이다.
그럼에도 '쿠키런: 모험의 탑'은 자동전투와 획일화된 모바일 게임 시장에 피로감을 느끼는 게이머들에겐 혜성같은 게임이다. 검증된 IP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래픽, 쉬운 조작 안에 숨겨진 손맛, 아슬아슬한 던전 탐험과 성장 욕구를 불러오는 육성 시스템 등 단점보다는 장점이 크게 다가왔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넷마블의 수동 조작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쿠키런: 모험의 탑'이 가지는 방향성과 차별점을 고려하면 현재로서 대체제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이번 '쿠키런: 모험의 탑'이 과거 '쿠키런 킹덤'이 쓴 흥행 기록을 넘어 데브시스터즈의 장기 적자를 해소할 '회심의 한 방'이 되길 기대해본다.